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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상 왔다가는 나그네여

인주백작 2021. 5. 3. 06:00

한세상 왔다가는 나그네여 

 

가져갈 수 없는 무거운 짐에 미련을 두지 마오
빈 몸으로 와서 빈 몸으로 떠나가는 인생
또한 무겁기도 하건만 그대는 무엇이 아까워
힘겹게 이고 지고 안고 있나.


빈손으로 왔으면 빈순으로 가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거늘 무슨 염치로 세상 모든 걸 다 가져

가려 하나.


간밤에 꾼 호화로운 꿈도 깨고 나면
다 허무하고 무상한 것, 어제의 꽃 피는 봄날도

오늘의 그림자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데


그대는 지금 무엇을 붙들려고 그렇게

발버둥치고있나. 발가벗은 몸으로 세상에 태어나서
한세상 살아가는 동안 이것저것 걸쳐 입고
세상구경 잘하면 그만이지


무슨 염치(廉恥) 로 세상 것들을 다 가져가려 하나.
황천길은 멀고도 험하다 하건만 그대가 무슨 힘이

있다고 무겁게 애착(愛着)에서 벗어나지 못하나.


어차피 떠나가야 할 그 길이라면
그 무거운 짐일랑 다 벗어 던지고
처음 왔던 그 모습으로 편히 떠나 보구려.


이승 것은 이승 것, 행여 마음에 두지 마오
떠날 땐 맨몸 덮어주는 무명천 하나만
걸쳐도 그대는 그래도 손해 볼 것이 없지 않소.


- 좋은 글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