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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한국보다 삼중수소 배출량 적어 日오염수 문제없다?

인주백작 2021. 4. 24. 11:23

[팩트체크] 한국보다 삼중수소 배출량 적어 日오염수 문제없다?

임순현 입력 2021. 04. 20. 13:45수정 2021. 04. 20. 14:02

일본 자민당 의원 "한국 원전이 삼중수소 더 배출" 주장
보관중인 것만 언급..제염없이 배출되거나 수십년간 추가생성될 量은 간과
더 위험한 세슘·스트론튬도 완전제거는 아니기에 면밀 검증 필요

오염수 탱크가 설치된 후쿠시마 제1원전 전경 [2021.04.13 송고]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에 대해 국제해양법재

판소(ITLOS) 제소 검토를 지시한 것과 관련해 일본 자민당 현직 의원이 "한국 원전의 삼중수소 방출량이 일본보다 많

다"고 주장해 논란이다.

일본 자민당 외교부 회장인 사토 마사히사(佐藤正久) 참의원은 지난 14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한국이 국

제해양법재판소에 제소하면) 한국 원전의 삼중수소 방출량이 일본보다 많다는 게 밝혀져 웃음거리가 될 뿐"이라고 썼다.

사토 의원의 주장과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원전 오염수 속 삼중수소량을 명확히 공개하지 않는 일본이 우리 원

전의 삼중수소를 문제 삼는 것은 적반하장"이라는 반응이 있는 반면, "일본의 주장대로 우리 원전에서 배출되는 삼중수

소량이 더 많다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해 더는 문제 삼으면 안 된다"는 반응도 나온다.

삼중수소 (PG)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日 보관중인 오염수 내 삼중수소 총 1천 T㏃, 30년 분산 배출시 연간 33.3 T㏃…작년 한국 원전서 배출한 삼중수소 210 T

㏃ 원자로를 냉각하는 냉각재로 중수(重水)를 사용하는 한국 원전에서 삼중수소가 발생하는 것은 사실이다.

중수는 수소의 동위원소인 중수소(Deuterium)와 산소로 이뤄진 물로, 다른 물질의 중성자를 흡수하는 성질이 강하기 때

문에 원자로의 냉각수로 많이 쓰인다.

원자로를 식히는 역할을 하는 중수가 다른 물질에서 중성자를 얻는 과정에서 삼중수소가 발생한다. 중수를 구성하는 원

소인 중수소에 중성자 하나를 더한 물질이 바로 수소의 또 다른 동위원소인 삼중수소(Tritium)이기 때문이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20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우리나라 원전에서는 원자로 냉각수로 중수소와 산소로

구성된 중수를 사용하기 때문에 삼중수소가 소량 배출된다"며 "다만 세계보건기구(WHO)가 기준으로 정한 1만 ㏃/ℓ에 훨

씬 못 미치기 때문에 위험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후쿠시마 오염수에 포함된 삼중수소가 한국 원전에서 배출되는 삼중수소보다 적은 양이라는 일본 측의 주장은

사실일까?

일본 정부에 따르면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오염수 저장 탱크에는 총 125만 톤의 오염수가 저장돼 있고, 여기에는 총 1

천 테라 베크렐(T㏃=1조 ㏃)의 삼중수소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수력원자력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월성과 한울, 한빛, 새울, 고리 등 국내 5개 원전에서 발생한 삼중수소는

총 210.81 T㏃(기체 상태로 배출되는 삼중수소는 제외)에 달했다.

이는 현재 저장탱크에 보관중인 후쿠시마 오염수 전체 125만 톤에 포함된 삼중수소량보다는 적은 수치다. 단, 일본 정부

가 약속대로 오염수를 30년에 걸쳐 분산 배출한다고 가정하면 후쿠시마원전발 연간 삼중수소 방출량은 33.3 T㏃로, 한국

원전의 연간 배출량보다 적게 된다.

일본이 밝힌 오염수 규모는 현재 보관중인 양…수십년후 원전폐로때까지 매일 추가 발생할 오염수도 감안해야

일본의 주장대로 후쿠시마 오염수에 포함된 삼중수소가 1천 T㏃에 불과하고, 그것을 30년에 걸쳐 방류한다면 우리 원전

에서 배출되는 삼중수소량과 비교했을 때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하지만 연간 삼중수소 해양방출 규모가 33.3 T㏃에 불과할 것이라는 일본 측 주장에 여러 맹점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오염수 정화설비를 거치지 않은 채 바다로 바로 흘러 들어간 오염수가 분명히 존재하고,

녹아내린 원자로내 핵연료가 처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십년이 더 걸릴 원전 폐로 때까지 매일 일정량의 방사성 오염수

가 새롭게 생성되고 있는 사실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후쿠시마 오염수에 포함된 삼중수소량은 이미 배출된 오염수

속 삼중수소량이 포함되지 않은 수치"라며 "이미 빠져 나간 삼중수소량이 얼마인지 확인되지 않은 객관적이지 않은 수

치"라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를 전량 저장탱크에 보관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빗물과 원자로 밑을 흐르는 지하수에 의해 일부 오

염수는 정화되지 않은 채 바다로 누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런 식으로 누출되는 오염수까지 감안한다면 삼중수

소 실제 방출량은 일본 정부 발표치를 크게 상회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폐로때까지 오염수는 계속 생성될 것이기에 현재 원전부지내 탱크속에 저장한 오염수 속의 삼중수소 뿐 아

니라 향후 추가 발생할 오염수의 삼중수소도 감안해야 한다.

김윤우 원자력안전위원회 방재환경과 과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지난 10년간 1천 T㏃의 삼중수소가 발생했다는 것

은 앞으로 30년간 3천 T㏃의 삼중수소가 추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라며 "지금도 오염된 지하수가 계속 발생하고 있

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에 따르면 후쿠시마 원전에서는 2014년 하루 470톤의 오염수가 발생했고, 2018년 170톤으로 줄어들었다가 현

재는 약 140톤의 오염수가 매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삼중수소보다 세슘·스트론튬 우려 더 크다는 지적도…'기준이하'라지만 투명한 정보공개 필수

원안위, 해수방사능 분석결과 공개 (서울=연합뉴스) 김승두 기자 = 엄재식 원자력안전위원장이 지난 14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해수방사능 분석결과를 일반인이 쉽게 확인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정보공개 강화를 실시한다고

밝히고 있다. 2021.4.14 kimsdoo@yna.co.kr


전문가들은 일본 정부 발표에 입각한 후쿠시마 오염수 내 삼중수소와, 한국내 원전에서 배출되는 삼중수소는 모두 수치

상 국제 기준을 충족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WHO는 음용수의 삼중수소 기준을 1만 ㏃/ℓ 이하로 삼고 있는데, 한국 원전에서 배출되는 삼중수소는 4천 ㏃/ℓ 수준이고,

일본 측 설명대로라면 방류될 후쿠시마 오염수도 WHO 기준치를 밑도는 양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여론의 관심은 삼중수소에 쏠려있지만 오히려 후쿠시마 원전발 오염수를 정화해도 완전히 제거되지 않는 세슘과

스트론튬 등 다른 방사성 물질이 삼중수소보다 더 우려스럽다는 지적을 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세슘과 스트론튬은 양이 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각각 30년과 51년으로 삼중수소의 반감기 12.3년보다 훨씬 길다. 더

구나 삼중수소의 방사선은 피부를 뚫지는 못해 외부 피폭이 없는 베타선인 반면, 세슘과 스트론튬의 방사선은 피부를 뚫

는 감마선이어서 위험도가 최고 수준인 방사성 물질로 분류된다.

서균렬 교수는 "후쿠시마 오염수에는 삼중수소뿐만 아니라 세슘과 스트론튬 등 훨씬 유해한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것으

로 확인됐다"며 "정화장치인 알프스(ALPS·다핵종제거설비)로 걸러지지 않는 이런 방사성 물질이 삼중수소보다 훨씬 위험

하다"고 지적했다.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오염수 처리장비인 알프스를 활용, 삼중수소를 제외한 다른 방사성 물질(62종)을 자

국 규제 기준 미만으로 낮춰 방류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세슘 등의 일본 기준이 한국이나 WHO에 비해 관대한 점 등을 지

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세슘137의 경우 WHO 음용수 기준은 10 ㏃/ℓ이하인 반면, 일본 현행법상 안전기준은 이보다 9배 높은 90 ㏃/ℓ로 설정돼

있다. 한국 규제 기준인 50 ㏃/ℓ에 비해서도 두 배 가까이 높다.

또 스트론튬90도 WHO와 한국이 각각 10 ㏃/ℓ와 20 ㏃/ℓ를 기준으로 삼는 반면, 일본은 30 ㏃/ℓ로 상대적으로 느슨한 규

제를 하는 상황이다.

도쿄전력은 알프스에 의한 2차 처리까지 마친 오염수를 해양방출하겠다고 공언하면서, 2차례 오염수 처리과정을 거치면

세슘137은 0.185 ㏃/ℓ, 스트론튬90은 0.0357 ㏃/ℓ로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테스트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기준치를

크게 밑도는 것이지만 실제 방출될 오염수를 대상으로 명확한 측정 결과 공개 및 국제사회의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한규 교수는 "후쿠시마 오염수를 알프스에 한번 정화했을 땐 국제적 기준치를 상회하는 세슘과 스트론튬이 검출됐지

만, 일부 샘플을 한 번 더 정화했더니 기준치 이하로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현재 한차례 정화한 뒤 저장해놓

은 후쿠시마 오염수를 한 차례 더 걸러 2년 후에 배출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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