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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억 번 그가 회사 떠났다"..3040 이번엔 '코인 벼락거지'

인주백작 2021. 4. 21. 07:06

"400억 번 그가 회사 떠났다"..3040 이번엔 '코인 벼락거지'


여성국입력 2021. 04. 20. 05:01수정 2021. 04. 20. 06:41


"개인적인 사정으로 회사를 떠나게 되어 감사했던 마음을 전하고자 인사드립니다."
지난주 삼성전자 직원 A씨의 '고별사'로 추정되는 글이 화제가 됐다. 그가 2억원으로 가상 화폐 투자를 시작해 400억원

을 넘게 벌면서 샐러리맨 생활을 청산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비트코인

복수의 삼성전자 직원들은 "구체적인 액수는 모르겠지만 어마어마한 돈을 벌어 퇴사한 것이 맞다"고 했다. "주변 동료들

까지 투자를 시작해 적지 않은 수익을 본 것으로 안다"는 증언까지 퍼지면서 3040 직장인들과 2030 청년들을 '벼락거

지'가 된 기분에 젖게 했다.

"안 하자니 뒤처지고 하자니 불안해"
제조 업종의 대기업에서 일하는 김모(32)씨도 주변에서 가상화폐로 큰돈을 벌었다는 '코인 성공담'을 종종 듣는다. 김씨

는 "사내에 가상화폐로 10억원 이상을 번 선배가 있다. 회사를 '재밌게' 다닌다더라. 요즘 이런 얘기들이 쏟아진다"면서

"안 하자니 뒤처지고 이제야 하자니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어 "실패담은 잘 알려지지 않는 것 같다. 뒤늦게 혹하는 마음

을 경계하고 있다"고 했다.

젊은 직장인들의 '뒤숭숭한' 심리 상태는 통계로도 나타나고 있다. 코인원(가상화폐거래소)이 분석한 지난 1~2월 회원

130만명의 연령별 일평균 거래량에서 30대는 39%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다. 40대는 17.3%를 기록해 3040 직장인이

약 57%였다. 2017~2018년 비트코인 열풍 때처럼 주변에서 '코인 성공담'이 터져 나오니 평정심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지난 1월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4길 14 2층에 있는 암호화폐 거래소인 업비트의 고객센터 전광판에 4천만원을 훌쩍 넘

긴 비트코인 가격이 보이고 있다. 지난 16일 8000만원대였던 비트코인은 18일 7000만원까지 떨어지는 등 급등락을 반복

하고 있다. 신인섭 기자



거래 절반 이상이 3040…연말 대비 7배 상승
이런 반응을 보이는 이들 대부분은 2018년 1월 전후 비트코인 상승장에 동참하지 못하고 바라만 봤다. 이후 가치가 떨어

지며 조정장이 왔을 때는 위험하다고 생각해 쉽게 뛰어들지 못했다. 그러다 도지코인 등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대안 가상화폐)이 나타났다.

업계에 따르면 업비트 원화 거래 시장에 상장된 가상화폐 중 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코인을 대상으로 산출하는 '알트

코인지수'는 지난 16일 기준 8960으로 지난해 12월 대비 5.2배로 불어났다고 한다. 이중 가장 비중이 큰 이더리움은 지

난해 말 대비 285% 올랐고, 도지코인은 7배 넘게 올랐다.

 

지난달 오후 서울 빗썸 강남센터에 가상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주엔 30대 여성 직장인들의 코인 성공담을 소재로 한 장편 소설(『달까지 가자』,창비)이 출간됐다. 출간 1주일도 안

돼 소설 주간 베스트 3위(교보문고)에 올랐다. 원룸에서 사는 소설 속 직장인들은 가상 화폐 이더리움에 투자해 '떡상'과

'떡락'을 경험하며 '존버'(끝까지 버틴다)를 외친다. 노동소득으로는 쉽게 보금자리를 마련하기 어려운 30대 직장인들의

세태를 담담하게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체적 선택"…"무리한 투자 주의" 지적도
이런 현실에 대해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계층 사다리는 끊겼고 좋은 일자리는 한정됐다. 부동산이 폭등했고

자산을 늘리는 방법이 노동 소득으론 불가능해 가상화폐가 생존의 문제가 됐다"고 분석했다. "현실에서 좌절한 청년들에

겐 '비트코인'이 새로운 삶의 상징이 됐다"는 것이다. 구 교수는 이어 "최근 디지털 공간에서 가상 화폐가 논의됐고 확장

성이 주목받게 되며 젊은 세대도 위험을 기꺼이 감수해 투자하고 있다. 주체적 선택을 마냥 부정적으로 볼 순 없다"고 말

했다.

 

금융위원회는 2019년 가상화폐 계좌 실명제를 도입했다. [연합뉴스]


변동성이 큰 가상화폐가 지나치게 고평가됐고 무리한 투자를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

제학과 교수는 "변동성과 거품 이슈가 있고 가상 화폐는 공식적인 화폐 지위가 어려워 단순히 투자 자산 성격을 가진다.

자산으로서 관리 감독 필요성도 있다"면서 "자금세탁이나 조세 회피에 사용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격 변동성

에 심하게 노출됐기 때문에 무리한 투자는 위험하다고 본다.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고 충분한 자산을 나눠 투자하는 것

이 아닌 경우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Copyrightⓒ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코인 투자로 650억 대박" 삼성전자 파이어족 소문의 진실

[중앙일보] 문희철 기자 입력 2021.04.20 05:00

 

게임 관련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글. 한 직원이 퇴사를 예고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사진 온라인커뮤니티 캡쳐]

 
‘오는 ◯◯일 퇴사 예정.’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서
“암호화폐 대박, 사실이냐” 게시글 화제
삼성 측 “직원 개인정보라 언급 부적절”

 
게임회사에 재직 중인 직장인 A씨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프로필 소개란에 올려둔 글이다. 같은 회사에 다니는 선·후

배에게 퇴사 일정을 공개적으로 예고하고 있다. 
 
투자 수익으로 시세 차익을 거둔 뒤 직장을 일찌감치 그만 두는 이른바 ‘파이어족(FIRE族)’이 화제가 되고 있다. 파이어족

은 경제적 자립(Financial Independence)과 조기 퇴직(Retire Early)의 첫 글자를 조합한 신조어로, 최근 암호화폐 투자 붐

속에서 젊은 직장인이 갑자기 퇴사했다는 소식이 종종 뉴스가 되곤 한다. 대개는 1980년대 이후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

로, 젊은 시절 바짝 모아 자발적으로 조기 은퇴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3일 폐쇄형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글. 삼성전자 직원이 가상화폐에 투자해 수백억원을 벌었다는 루머를 확인

하는 내용이다. [사진 블라인드 캡쳐]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19일 오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개당 7400만원대로 연초 대비 두 배 가까이 올

랐다. 지난달에만 30%가량 급등했다. 
 
암호화폐 가격의 고공행진 덕분에 상당한 수익을 거뒀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날 폐쇄형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따

르면, 삼성그룹사방에 지난 3일 비트코인 투자로 수백억원대 시세 차익을 거두고 퇴사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삼성디스플

레이 직원이라고 밝힌 B씨는 게시글에서 ‘삼성전자의 어느 직원이 5000만원을 비트코인에 투자해 400억원을 벌었다가

권고사직을 당했다’는 소문을 들었다며, 삼성전자 직원에게 소문의 진위를 물었다. 삼성그룹사방은 삼성 계열사에 재직

중이라는 사실을 인증해야 글을 올릴 수 있다.
 
이어 지난 15일에는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의 C씨의 퇴사 소식이 돌았다. 최초 투자금은 애초 알려진 5000만원이 아닌 2

억원이었고, 수익금도 400억원이 아니라 650억원이라는 소문도 돌았다. 삼성전자 측은 이에 대해 “개인 임직원의 퇴직

여부나 퇴직 사유는 개인정보에 해당해 언급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직원으로 알려진 손모씨가 지난 15일 퇴사하면서 남겼다는 글이 소셜미디어(SNS) 상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

다. [사진 카카오톡 캡쳐]

 
지난달에는 신한카드에 다니던 한모씨가 퇴사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인 한씨 역시 암호화폐 투

자에 크게 성공해 회사에 사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대출 1억원을 포함해 투자금 2억3000만원으로 1년여 만에 30억원

대 수익을 냈다는 것이다. 한씨는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보유한 자산의 60%가 비트코인·이더리움, 30%가 주식,

10%가 현금이라고 밝혔다.
 
지난 2월에도 제약업계에서 비슷한 소문이 돌았다. 당시 경기도 화성시 팔탄면 한미약품 사옥에 ‘한미약품 퇴사 용빈이,

그동안 감사했습니다’라고 적힌 현수막 사진이 SNS에서 확산했다. 비트코인으로 50억원을 번 뒤 퇴사하면서 현수막을

걸었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에 대해 한미약품 관계자는 “15년간 일하다 퇴직한 사원이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현수막을 건 것”이라

며 “퇴사자에게 물었더니 비트코인으로 큰돈을 벌었다는 소문은 부인했다”고 밝혔다. 
 

한미약품 사옥에 내걸린 현수막. [인터넷 캡처] 

부작용도 생기고 있다. 직장인들이 재테크에 집중하면서 업무를 소홀히 하는 사례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신한은행이 내

놓은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2020’에 따르면 투잡족은 10.2%로 2018년(8.1%)보다 2.1%포인트 늘어났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최근 회사원 108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더니 부업을 해본 경험이 있는 직장인의 87.2%는 직장에 알리

지 않았다. 빚을 내 무리하게 투자에 뛰어든다는 사실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신동엽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경제·산업구조가 달라지는 과정에서 사람들의 가치관도 달라지면서 주로 금융업·정보기

술(IT)·벤처 업종에서 파이어족이 확산하는 상황”이라며 “기업 내에서 자기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고 처우를 개선하는 등

피고용자가 직무에 몰입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코인 투자로 650억 대박" 삼성전자 파이어족 소문의 진실


게임 관련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글. 한 직원이 퇴사를 예고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사진 온라인커뮤니티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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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관련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글. 한 직원이 퇴사를 예고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사진 온라인커뮤니티 캡쳐]

‘오는 ◯◯일 퇴사 예정.’

게임회사에 재직 중인 직장인 A씨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프로필 소개란에 올려둔 글이다. 같은 회사에 다니는 선·후배에게 퇴사 일정을 공개적으로 예고하고 있다.

투자 수익으로 시세 차익을 거둔 뒤 직장을 일찌감치 그만 두는 이른바 ‘파이어족(FIRE族)’이 화제가 되고 있다. 파이어족은 경제적 자립(Financial Independence)과 조기 퇴직(Retire Early)의 첫 글자를 조합한 신조어로, 최근 암호화폐 투자 붐 속에서 젊은 직장인이 갑자기 퇴사했다는 소식이 종종 뉴스가 되곤 한다. 대개는 1980년대 이후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로, 젊은 시절 바짝 모아 자발적으로 조기 은퇴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3일 폐쇄형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글. 삼성전자 직원이 가상화폐에 투자해 수백억원을 벌었다는 루머를 확인하는 내용이다. [사진 블라인드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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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폐쇄형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글. 삼성전자 직원이 가상화폐에 투자해 수백억원을 벌었다는 루머를 확인하는 내용이다. [사진 블라인드 캡쳐]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19일 오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개당 7400만원대로 연초 대비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지난달에만 30%가량 급등했다.

암호화폐 가격의 고공행진 덕분에 상당한 수익을 거뒀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날 폐쇄형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따르면, 삼성그룹사방에 지난 3일 비트코인 투자로 수백억원대 시세 차익을 거두고 퇴사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삼성디스플레이 직원이라고 밝힌 B씨는 게시글에서 ‘삼성전자의 어느 직원이 5000만원을 비트코인에 투자해 400억원을 벌었다가 권고사직을 당했다’는 소문을 들었다며, 삼성전자 직원에게 소문의 진위를 물었다. 삼성그룹사방은 삼성 계열사에 재직 중이라는 사실을 인증해야 글을 올릴 수 있다.

이어 지난 15일에는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의 C씨의 퇴사 소식이 돌았다. 최초 투자금은 애초 알려진 5000만원이 아닌 2억원이었고, 수익금도 400억원이 아니라 650억원이라는 소문도 돌았다. 삼성전자 측은 이에 대해 “개인 임직원의 퇴직 여부나 퇴직 사유는 개인정보에 해당해 언급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직원으로 알려진 손모씨가 지난 15일 퇴사하면서 남겼다는 글이 소셜미디어(SNS) 상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사진 카카오톡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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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직원으로 알려진 손모씨가 지난 15일 퇴사하면서 남겼다는 글이 소셜미디어(SNS) 상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사진 카카오톡 캡쳐]

지난달에는 신한카드에 다니던 한모씨가 퇴사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인 한씨 역시 암호화폐 투자에 크게 성공해 회사에 사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대출 1억원을 포함해 투자금 2억3000만원으로 1년여 만에 30억원대 수익을 냈다는 것이다. 한씨는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보유한 자산의 60%가 비트코인·이더리움, 30%가 주식, 10%가 현금이라고 밝혔다.

지난 2월에도 제약업계에서 비슷한 소문이 돌았다. 당시 경기도 화성시 팔탄면 한미약품 사옥에 ‘한미약품 퇴사 용빈이, 그동안 감사했습니다’라고 적힌 현수막 사진이 SNS에서 확산했다. 비트코인으로 50억원을 번 뒤 퇴사하면서 현수막을 걸었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에 대해 한미약품 관계자는 “15년간 일하다 퇴직한 사원이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현수막을 건 것”이라며 “퇴사자에게 물었더니 비트코인으로 큰돈을 벌었다는 소문은 부인했다”고 밝혔다.

한미약품 사옥에 내걸린 현수막. [인터넷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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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사옥에 내걸린 현수막. [인터넷 캡처]
부작용도 생기고 있다. 직장인들이 재테크에 집중하면서 업무를 소홀히 하는 사례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신한은행이 내놓은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2020’에 따르면 투잡족은 10.2%로 2018년(8.1%)보다 2.1%포인트 늘어났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최근 회사원 108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더니 부업을 해본 경험이 있는 직장인의 87.2%는 직장에 알리지 않았다. 빚을 내 무리하게 투자에 뛰어든다는 사실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신동엽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경제·산업구조가 달라지는 과정에서 사람들의 가치관도 달라지면서 주로 금융업·정보기술(IT)·벤처 업종에서 파이어족이 확산하는 상황”이라며 “기업 내에서 자기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고 처우를 개선하는 등 피고용자가 직무에 몰입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Copyrightⓒ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중점] <2편> 유명 해커, '코인 다단계' 연루 의혹.."3년 전엔 시세 조작"
김우준
입력 2021. 04. 20. 05:13
화나요3댓글 1음성으로 듣기번역 설정글씨크기 조절하기

[앵커]

한 다단계 업체의 수상한 가상화폐 투자 설명회, 어제 보도해 드렸는데요.

해당 코인 개발자는 이른바 화이트 해커로 알려진 인물인데, 3년 전 '코인 시세 조작 의혹'에 연루됐던 것으로 YTN 취재결과 드러났습니다.

김우준 기자입니다.

[기자]

한 다단계 업체가 지난 2월 말부터 거래소에 상장되기 전 단계에서 판매를 시작한 A 코인.

개발자는 국내 1세대 화이트 해커로 알려진 김 모 씨입니다.
다단계 투자 설명회에서 김 씨 이름은 '신뢰'의 상징 같았습니다.

[다단계 업체 관계자 : 한국의 1세대 해커라고 보시면 되고, 전 세계적으로 본인 입으로 그렇게 이야기하셨어요. 나는 세계 최고의 해커다.]

설명회가 시작되면 어김없이 김 씨의 사진과 함께 화려한 이력이 소개됐습니다.

[다단계 업체 관계자 : 이 사람이 만든 지갑이라면 안심이 될까요? (네.) 바로 이분이 만든 지갑이 ○○○○라고 하는 전자지갑입니다.]

김 씨는 지난 2018년에도 가상화폐를 만들어 거래소에 상장시켰습니다.

화이트 해커라는 이력을 앞세워 보안에 특화된 코인이라고 홍보했습니다.

하지만 상장하자마자 코인 가격은 100분의 1수준까지 급락했습니다.

[정승채 / 한국블록체인스타트업협회 부회장 : 그것(코인 개발)을 해서 아주 많은 사람이 샀는데, 그 이후에 잘 개발이 안 되고 방치됐다시피 해서 많은 투자자가 지금도 피해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특히, 시세 조작을 위해 '세력'이라 불리는 '마켓메이킹팀'을 고용했다는 의혹을 받았습니다.

[김 모 씨 / 2019년 1월 초 통화내용] : 마켓메이킹팀을 왜 붙이겠어? (아, 여기에서 붙였어, 지금?) 당연히 붙였지. 입금하고 계정 준비됐고 입금해놓을 테니까 작업시켜라.' 그래서 OK! 애들한테 연락해 놨어.]

[김 모 씨 / 2019년 1월 초 : 세력이 있어요. 제가 알아요. 저랑 따로 딜을 해 가지고 하고 있거든요.]

3년 만에 다시 코인 업계로 돌아온 김 씨.

이번에 손을 잡은 다단계 업체는 사기 혐의로 금감원 조사를 받는 곳입니다.

이에 대해 김 씨는 투자 설명회에 강연자로 직접 참석한 적도 있지만, 다단계 업체인지는 몰랐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모 씨 / 'A 코인' 개발자 : 제가 제일 먼저 강연을 하고 나간 거였어요. 그다음은 내가 듣질 못했죠. (다단계 내용인지 몰랐다고요?) 몰랐어요. 제가 설계를 당한 것이에요.]

하지만 업계에선 김 씨가 다단계 업체와 짜고 또다시 코인 사기를 벌인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황승익 / 한국 NFC 대표이사 : 보안 전문가랑 IT 전문가로 기업체를 운영했던 사람이 다단계 코인 업체랑 손을 잡고, 코인을 발행해서 노인 대상으로 판매하는 건 분명히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금융감독원은 다단계 업체가 유사 수신 행위를 통해 가상화폐 투자금을 끌어모은 것으로 보고, 이 과정에 김 씨가 얼마나 깊숙이 연관됐는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YTN 김우준[kimwj022@ytn.co.k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