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부인 김건희의 '미대' 미스터리
구영식 입력 2021. 04. 16. 14:57 수정 2021. 04. 16. 16:24
[검증] '단국대 미대'로 광범위하게 유포.. 하지만 기록 없어.. '경기대 회화과 졸업' 확인
[구영식 기자]
▲ 수여식 기다리는 윤석열-김건희 부부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이 2019년 7월 25일 오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으로
부터 임명장을 받기 위해 부인 김건희 코비나 컨텐츠 대표와 함께 입장해 자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3월 전격 사퇴하고 대선출마를 위한 행보를 이어가면서 그의 부인 김건희(50)씨는 모친인 최
은순씨와 함께 주요 검증대상으로 떠올랐다. 앤디워홀, 샤갈, 고흐, 고갱 등 유명작가 전시를 성공시킨 전시기획업체인
'코바나콘텐츠' 대표였던 김씨는 특히 대학 학력을 둘러싼 이상한 점이 있다.
김건희씨는 지난 1972년 경기도 양평군에서 김광섭(1987년 작고)씨와 최은순씨의 2남 2녀 가운데 둘째 딸로 태어났다.
김씨는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명일여고를 졸업하고 단국대 천안캠퍼스 미대 서양화과(91학번)에 입학한 것으로 알려졌
다.
"명신(2008년 김건희로 개명하기 전 이름 - 기자 주)이가 단국대 미대에 들어간 거 맞다. 단국대 천안캠퍼스에 입학할 때
내가 차로 태워다 주고, 방도 얻어줬다."
최은순씨 남편의 친구이자 최씨의 오랜 지인인 A씨는 지난 14일 자신의 구체적인 경험을 근거로 김씨가 '단국대 천안캠
퍼스 미대'에 입학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3월 8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도 "명신이가 단국대 천안캠퍼스 미대에 입
학했다"라며 "그림을 잘 그린다"라고 말했다.
최은순씨의 40년 지기라는 김용신 대양애드 회장도 "명신이가 단대 천안캠퍼스 미대에 간 것은 사실"이라며 "나중에 수
원여대, 국민대 등에서 강사를 했다고 들었다"라고 전했다.
이처럼 주변에서는 김씨가 단국대 천안캠퍼스 미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것으로 알고 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블로그 등
에서도 김씨는 '단국대 미대생'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오마이뉴스>의 취재결과 김씨는 단국대 천안캠퍼스 미대에 입학하거나 졸업한 적이 없다. 김씨는 수원에 있는
경기대 예술대 회화과(서양화 전공)를 졸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단국대 측 "72년생으로 미대에 다닌 '김명신 또는 김건희'는 없다"
단국대의 한 관계자는 13일과 14일 이틀에 걸쳐 "단국대 미대 졸업생 가운데 '72년생 김명신 혹은 김건희'는 없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단국대가 학적부를 스캔해서 학적 데이터를 모두 디지털화했는데 '김명신'이라는 이름으로 검색되는 졸업
생은 7~8명 정도 된다"라며 "하지만 72년생으로 미대에 다닌 김명신은 없다"라고 전했다. 그는 "'89년생 김명신'이 있지
만 (서양화과가 아닌) 도예과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김명신이 아닌 개명 후 이름인) '김건희'라는 이름으로 찾아봐도 없
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퇴학당했거나 자퇴한 학생들 가운데에서도 찾을 수 없고, 청강생은 1981년부터 폐지됐다"라며 "학적부를
다 스캔해서 입력했기 때문에 누락될 리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단국대 천안캠퍼스 미대의 공식 명칭은 '예술조형
대'였고, 지금은 '예술대학 미술학부'다"라며 "과거 예술조형대에는 '동양화과'와 '서양화과'가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경기대 측 "예술대 회화과 졸업"... 공동번역 책에도 '경기대'
경기대의 한 관계자는 15일 "'72년생 김명신'은 우리 대학 예술대 회화과를 졸업했다"라고 확인했다. 그는 "1985년에 생
긴 회화과는 2009년에 서양화과와 동양화과 등으로 나뉘었다"라고 덧붙였다.
김건희씨의 한 지인도 "명신이가 저한테 '경기대에 다닌다'고 했다"라고 전했다.
특히 김씨가 지난 2006년 한국에서 출간된 <디지털 미디어 스토리텔링>(캐롤린 핸들러 밀러 지음, 커뮤니케이션북스)의
번역에 참여했는데, 출판사는 책에서 공동번역자 중 한명인 김씨를 '경기대 서양학과' 졸업이라고 소개했다. 여기서 '서양
학과'는 '서양화과'의 오기로 추정된다.
<디지털 미디어 스토리텔링>이 처음 출판될 당시 김씨는 '김명신'이라는 이름으로 이름을 올렸다. 김씨는 지난 2008년
에 '김명신'에서 '김건희'로 개명했다. '건희'는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알려졌다. 출판사는 지난
2011년 <디지털 미디어 스토리텔링> 4쇄를 찍었는데 그때에는 김씨의 이름을 '김명신'에서 '김건희'로 바꾸었다. 그런데
현재 교보문고, 알라딘, 예스24 등 인터넷서점에서는 이 책의 공동저자 소개 내용에 '김건희' 부분만 빠져있다.
▲ 김건희씨가 공동번역자로 참여한 책 <디지털 미디어 스토리텔링>의 표지와 공동번역자 소개글. 여기에는 '경기대
서양화과'로 적시돼 있다. ⓒ 커뮤니케이션북스
▲ 인터넷 교보문고에 실린 <디지털 미디어 스토리텔링> 공동번역자 소개글. 하지만 김건희씨에 관한 소개글이 비어
있다. ⓒ 교보문고
"대학에서 서양화 전공"이라고만 밝힌 김건희
김건희씨가 스스로 '출신대학'을 공개한 적은 없다. 6년 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라고
말한 것이 거의 전부다.
김씨는 코바나콘텐츠 대표였던 지난 2015년 3월 <동아비즈니스리뷰>와 한 인터뷰에서 "어릴 때부터 그림 등 예술에 관
심이 많았다"라며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했고 서울대 경영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러
한 인터뷰를 근거로 <중앙일보>는 지난 2019년 6월 18일자 기사에서 "김씨는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서울대 경영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라고 보도했다.
경기도 수원에 있는 경기대를 다녔음에도 왜 김씨 가족 주변과 SNS에서 김씨의 '단국대 천안캠퍼스 미대생설'이 널리 퍼
져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김씨 가족을 잘 아는 A씨가 단국대 천안캠퍼스에서 열렸던 입학식에 참석하고, 학교에 다닐 동
안 지낼 방까지 얻어줬다고 증언하고 있어서 더욱 그렇다. 만약 편입 등으로 학교를 경기대로 옮겼다면 단국대에 관련기
록이 남아있어야 하지만 그것도 없는 상황이다.
김씨의 '경기대 예술대 졸업' 사실을 전해들은 A씨는 "왜 명신이가 단국대에 없는지는 모르겠다"라며 "내가 명신이를 차
에 태워 입학식에 갔고 방도 얻어준 것은 분명하다"라고 말했다.
<오마이뉴스>는 김건희씨의 학력사항을 확인하기 위해 코바나콘텐츠와 김씨 가족의 변호사, 어머니 최은순씨에게 전
화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대학 외에 김씨의 학력 및 경력을 좀더 살펴보면, 김씨는 자신의 페이스북 등을 통해 '서울대에서 공부'했고, '국민대 조
형대학 영상디자인학과 겸임교수'를 지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지난 2005년 8월에는 어머니와 관련된 사건으로 검찰에
출석해 "2004년 3월경부터 서일대 산업디자인학과 겸임교수로 재직중에 있다"라고 진술했다.
공동번역자로 참여한 <디지털 미디어 스토리텔링>에는 '숙명여대 대학원 미술학과'와 '국민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
원'(디지털콘텐츠디자인전공)에서 석·박사학위를 받았고, 서일대와 서울정보기능대(지난 2006년 한국폴리텍대학으로 통
합됨)에서 강의했다고 소개돼 있다.
<오마이뉴스>의 취재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2014년 단국대 문화예술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죽전캠퍼스)에 다닌 적은
있다. 당시 그는 전시기획업체인 '코바나콘텐츠'의 대표였다.
▲ 김건희씨의 페이스북. 자신이 '서울대에서 공부'했고, '국민대 조형대학 영상디자인학과 겸임교수'를 지냈다고 소개했
다. ⓒ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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