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깔유우머

새년 경자를 맞으면서

인주백작 2019. 12. 31. 06:25



새년 경자를 맞으면서

소식이 없던 경자한테서 연락이 왔다.
이름도 촌스럽고 세련되지 못한 년이라서

별로였는데 연락도 일방적으로 해왔다.


보따리 몽땅 싸가지고 와서 나하고

1년간 살 것이니 그리 알아란다.

"이런 년이 있나! 완전히 막무가내잖아.

올려거든 이름이라도 좀 바꾸고 오지.

촌스럽게 이름이 경자가 뭐냐 경자가?"

오랫동안 못본 것도 정이 되는지

반가운 마음이 꼽만큼도 없는 건 아니다.
그렇지만 이년이 온다니까

괜히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겁부터 난다.

"이년이 대체 무슨 꿍꿍이 속이지?
혹시 이년이 소박이라도 맞았나?
딸린 애새끼는 없을라나?"

그래도 체면은 있는지 섣달그믐 밤12시

넘자말자 아무도 안볼 때 살짜기 온단다.
지가 패티 김이라도 되는 줄로 아나보다.
살짜기? 그래 경자년 쥐띠인 건 다 안다.
12간지 중 첫째라고 귀인인줄 아나보지.
그래도 촌스런 년이 심성은 고운 법이지.

"거 참, 년복은 내맘대로 안되는 것 같다.
경자년이 오기 전에 운세라도 봐둘껄"

여하튼 이년이 얼굴 하나는 디따 두껍다.

나하고 1년동안 살 거라고 제발 동네방네

떠벌리고 다니지나 말았으면 좋겠다.
내가 좋다며 찿아오는 년을 차마 차버릴 수는 없지.

"그래도 이년이 맹탕이 아니라서 좋다.
멋진 사람 알아볼 줄도 알고"

이년 저년 많은 년 중 오는 년은 고맙다.
그래도 이 나이에 내가 년복은 있음이다.

다른 속셈이 있을는지는 몰라도 이년이 온다니까

구멍뚫린 고목같던 마음이 좀 눅는다.

"아직도 내게 매력이 남아있는가? "

처음에 이년이 쳐들어온다고 할 때

나를 우습게 보나싶어 화까지 치밀더만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년은 나를 알아주는

고마운 년이다.

"이 나이에 경자년이 아니면 어떤 년이 나를

좋아하겠어? 그래 올 테면 빨리 와라.
내 목욕재계하고 기다리마."

마음 고쳐먹으니까 괜히 마음이 설렌다.
이년이 혹시 그동안 촌티를 벗고

뺏딱구두 신고 나타날지 누가 알아?

"이러다 덜컹

새년에 늦둥이 보면 워째?" ㅋㅋㅋ          

 

사진출처 : Copyright ⓒ 뉴스1코리아 www.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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