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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완성차 업계 뒤흔든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 사태' 국내서도 현실화

인주백작 2021. 3. 31. 06:52

전 세계 완성차 업계 뒤흔든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 사태' 국내서도 현실화

김현주 입력 2021. 03. 30. 18:13 수정 2021. 03. 30. 19:42

 

글로벌 수급 불안정 지속..정상화까진 상당한 시간 걸릴 듯

 

야적장에서 대기중인 완성차. 뉴스1

 

전 세계 완성차 업계를 뒤흔들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국내에서도 현실화됐다. 글로벌 수급 불안정이

계속되고 있어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현대차동차는 30일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로 인해 다음달 7일부터 14일까지 울산1공장의 휴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대란이 결국 국내 완성차 업체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현대차의 이번 휴업 결정은 코나 전방 카메라 반도체와 아이오닉 5 PE모듈 수급 차질이 발단이 됐다. 울산1공장은 아이

오닉5, 코나 등을 생산하는 핵심 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는 그동안 차량용 반도체 문제가 불거진 올해 초부터 직접 반도체 업체와 물량 확보 협상을 진행해왔지만, 수급

문제가 장기화되면서 휴업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차량용 반도체 품귀현상의 가장 큰 이유는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해서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

나19) 영향으로 수요 급감을 예상해 발주를 하향 조정했는데, 예상보다 수요 회복이 빨리 일어난 것이다.

 

그 중심에는 자동차 안에서 여러 시스템을 제어하는 시스템반도체인 MCU(마이크로 컨트롤 유닛)가 있다. 차량의 '두

뇌'의 역할을 하는 MCU가 없으면 차량 생산 자체가 불가능하다.

 

현재 주요 글로벌 반도체 업체 중 상당수는 차량용 MCU를 대만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에 주문해

생산하고 있다. 이들 업체의 TSMC 의존도는 70%에 이른다.

 

MCU 주문이 밀려들고 있지만 생산 주문이 한 파운드리 업체에 몰리면서, 단기간에 물량을 늘리기 힘든 상태다. 삼성전

자 등 다른 파운드리 업체에서 제조 공정을 새로 만든다고 해도, 수율을 맞추고 생산을 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

된다.

 

여기에 주요 차량용 반도체 제조업체들에게 닥친 자연재해와 화재 사고들도 생산 차질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글로벌 매출액 상위 1~3위 MCU 제조업체인 NXP와 르네사스, 인피니언의 공장들이 미국 텍사스 한파(NXP,

인피니언)와 공장 화재(르네사스) 등으로 생산 차질을 겪고 있다.

 

문제는 MCU 수급 문제가 언제 해소될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이 안정화

되기까지는 최대 2년 이상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이 올해 3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필 암스루드 IHS마킷 수석 부석가는 MCU의 리드타임(주문부터 인도까지 걸리는 시간)이 26주(182일) 이상 걸릴 것으로

내다보면서 "수급 불일치가 해소되지 않으면 이 문제는 해결되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진대제 스카이레이크 인베스트먼트 대표(전 삼성전자 사장)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서 열린 '반도체 산업이

흔들린다' 세미나에서 "올해 말이나 돼야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문제가 조금 완화될 것"이라며 "수급이 원활해지려면

1~2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세미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차량용 반도체와 관련해 현재 대만 TSMC가 생산 공

정을 전환 중인데, 7월 쯤은 돼야 공급이 늘어나기 시작할 것"이라며 "(이마저도) 급한 불만 조금 끌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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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반도체 대란에 현대차도 '셧다운'.. 아이오닉 5 고객 "내년에 받을까 걱정"

이영준 입력 2021. 03. 30. 18:11

 

현대차 울산1공장 일주일 휴업 결정

아이오닉 5 - 현대자동차 제공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의 여파로 현대자동차도 결국 공장 가동을 멈추게 됐다. 사전계약 돌풍의 주역인 차세대 전기차

‘아이오닉 5’의 고객 인도도 늦으면 내년까지 미뤄질 전망이다.

 

현대차는 울산1공장이 반도체 수급 문제로 4월 7일부터 14일까지 휴업한다고 30일 밝혔다. 첫 전용 플랫폼(E-GMP) 전기

차 아이오닉 5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코나를 생산하는 공장이다. 현대차는 “코나는 전방 카메라 반도체, 아이오

닉 5는 PE(전동화) 모듈 수급 차질이 휴업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24일 “현대차가 지난해 반도체 재고를 많이 확보해둔 덕에 현재까지 버틸

수 있었지만, 4월부터는 생산이 중단될 위기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현대차는 주 단위로 반도체 재고를 점검

하고 직접 반도체 메이커와 차량용 반도체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협상에 나섰다. 재고가 부족한 반도체가 들어가는 차량

의 생산을 줄이고, 인기 차종 중심으로 생산 라인을 가동하는 등 생산 계획을 조절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확보해둔 재고

도 점점 소진되는 상황이다.

 

현대차의 야심작인 아이오닉 5도 생산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구동 모터를 생산하는 현대모비스 설비 일부에 문제가 발생

해 당초 계획된 물량이 공급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아이오닉 5 4월 생산량을 대폭 줄이기로 했

다. 코나는 6000대, 아이오닉 5는 6500대가량 생산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가 아이오닉 5 생산량을 감축

하면서 당초 계획에 따라 납품할 부품을 쌓아둔 일부 협력업체도 대책을 마련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아이오닉 5는 지난달 유럽에서 사전예약 물량 3000대가 완판됐고, 국내에서도 사전계약 첫날 2만 3760대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이번 휴업으로 감산이 불가피해지면서 앞으로 고객 인도 일정에 차질이 예상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인도를 목표로 했었는데, 늦으면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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