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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장에 뿌리 뽑자" 드라마도 폐지해버린 반중 정서

인주백작 2021. 3. 26. 13:30

"초장에 뿌리 뽑자" 드라마도 폐지해버린 반중 정서

2021/03/26 10:14 


소비자 퇴출운동 성공한 최초 사례…"중국자본 침투 전 예방주사 격"
일각선 '여론몰이' 지적도…막대한 제작비 손실 책임 공방 전망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김정진 기자 = 중국의 '문화 동북공정'에 대응한 국내 반중 정서가 드라마도 폐지해버리는 초유

의 사태를 낳았다.

시청자가 프로그램에 대해 퇴출운동을 벌여 성공한 최초의 사례로, 디지털 시대 시청자의 더욱 강력해진 힘과 훨씬 엄격

해진 눈높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일각에서는 지나친 여론몰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방송 콘텐츠 시장에 중국 자본이 본격적으로 침투하기 전 시청자의 힘

으로 싹부터 잘라버린 격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조선구마사
[SB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중국자본에 불쾌감 누적된 시청자의 '철퇴'

26일 전해진 SBS TV 월화극 '조선구마사'의 폐지 결정은 그동안 누적된 반중 정서를 고려하면 급작스럽고 뜻밖의 일은

아니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이미 tvN 드라마 '여신강림'과 '빈센조' 속 중국 브랜드 PPL(간접광고), '철인왕후' 원작 작가의 혐한 발

언 등으로 이미 반중 감정이 거세진 상황이었다.

특히 이런 논란이 벌어질 때마다 중국은 김치와 한복을 자국 문화라고 주장하는 것은 물론 한국에서 벌어진 논란에 대해

조롱 섞인 반응을 내놔 분위기를 더욱 험악하게 만들었다.

'조선구마사'의 경우 중국식 소품과 의상을 사용한 사례만 놓고 보면 폐지는 과한 처사라는 시각도 있지만 이러한 배경을

고려하면 건드리지 말아야 할 것을 건드렸고, 터질 게 터진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중국계 자본이 들어온 것은 최근 일은 아니다. 아직 한한령(限韓令·한류제한령)이 풀리지 않은

데다, 국내 소비자의 반중 정서도 있기 때문에 본격화되지는 않았을 뿐 메이저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지분을 차지하는 등

움직임은 이전부터 있었다. 최근 들어 PPL까지 영역을 넓히면서 시청자도 체감할 수 있는 환경이 됐다.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등 플랫폼 확대로 콘텐츠 수요는 급증했지만, 콘텐츠를 제작할 자본 조달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제작자로서는 중국 자본의 유혹을 거절하기는 어렵기도 해 조금씩 직·간접적인 협력이 이뤄져 왔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단호했다. 앞서 몇몇 드라마의 사례로 누적된 공분은 '조선구마사'에서 터지고 말았다. 소품과 의상은

물론 극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해외 홍보 문구, 대본 집필을 맡은 박계옥 작가의 전작과 근황까지 하나하나 검증하는 것

으로 확산했다.

정작 '조선구마사'는 중국 자본과는 관계가 없었지만, 쌓인 불쾌함과 높아진 잣대 속에 이 작품은 '중국향'을 내비친 것만

으로 본보기로 철퇴를 맞았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조선구마사'가 폐지까지 이른 상황은 일단 긍정적으로 봐야 한다"면서 "향후 중국에서 한국

드라마에 자본을 투자할 수 있는데, 그렇게 되면 문화 동북공정이 본격화할 가능성도 크다. 그런 상황에서 제작진이 알아

서 중국향을 의식했다는 느낌이 드는 드라마가 나왔으니, 시청자가 굉장히 세게 예방주사를 놓은 격"이라고 분석했다.

드라마 '빈센조' 속 중국 제품 PPL
[tvN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플랫폼 업고 힘 세진 시청자…일각서 '여론몰이' 지적도

'조선구마사'가 처음 방송된 후 중국향 논란이 불거지자 시청자들은 그야말로 동시다발적으로 비판 여론을 쏟아내며 콘

텐츠 존폐를 결정할 힘을 쥐었음을 증명했다.

시청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청와대 국민청원 등 수많은 창구를 통해 제작진을 비판했고 드라마

수정이나 폐지는 물론 이를 방송한 SBS의 지상파 재허가도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폈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방송가에서 소비자 퇴출운동이 성공한 최초의 사례라고 볼 수 있다"면서 "제작진이 잘못 선

택하고 있는 것에 대해 소비자가 굉장히 세게 저지할 힘이 생겼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은 드라마가 만들어질 때 관련 정보가 나오면 여러 의견이 개진되고, 제작진은 그걸 분석하는 TF(태스크포스)

까지 만들어 듣고 해결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소비자 의견을 모니터링하고 소통하는 시스템이 없다. 그런 시스템

을 구축하는 게 이번처럼 막대한 비용을 날리지 않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물론 '조선구마사'에 한해서 보자면 지나친 여론몰이라는 지적도 일각에서는 일고 있다.

김 평론가는 "'조선구마사' 자체를 동북공정으로 몰아가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이 작품은 동북공정과 상관이 없다"고 말

했다.

익명을 요구한 방송 관계자도 "검증 없이 무차별적으로 올라오는 비난은 문제가 있다. 한 프로젝트를 론칭하기 위해 막

대한 자본과 노력이 들어가는 것을 고려하면 이번처럼 과도한 마녀사냥은 가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작 무산에 따른 피해를 누가 책임질 것인가 하는 공방도 남았다. '조선구마사'에는 320억원이라는 막대한 제작비가 들

었다. SBS는 방영권료 대부분을 선지급했고, 제작사는 80% 촬영을 마쳤다.

그러나 '조선구마사'는 논란 직후 모든 광고주와 지방자치단체가 제작 지원을 철회하면서 애초에 재정비가 불가능했다.

정 평론가는 "방송 유지에 따른 손실이 이미 투입된 비용보다도 많을 수 있다는 계산이 있었을 것"이라고 봤다.

김 평론가도 "일주일 쉬어서 재정비할 수 있는 작품이 아니었다. '달이 뜨는 강'이나 '날아라 개천용'처럼 배우 한 명이 문

제면 바꾸면 되지만 이 작품은 역사 해석부터 표현하는 방법까지 기본이 다 어긋난 상태였기 때문"이라고 공감했다.

그는 "광고가 철회된 게 가장 문제였을 텐데, 방영권료를 지급했다고는 하지만 방송사가 소비자의 분노를 등에 업고 제

작사를 죽이는 것을 선택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lisa@yna.co.kr  송고 2021-03-26 10:14

SBS, "'조선구마사' 방송 취소하기로 결정…사태 심각성 깊이 인식" 공식입장

엔터테인먼트| 2021-03-26 09:35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 역사왜곡 논란 휩싸인 SBS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의 방송이 취소됐다.

SBS는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SBS는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하여 ‘조선구마사’ 방영권 구매 계약을 해지하고 방

송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라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이어 "SBS는 본 드라마의 방영권료 대부분을 이미 선지급한 상황이고, 제작사는 80% 촬영을 마친 상황"이라면서 "이로

인한 방송사와 제작사의 경제적 손실과 편성 공백 등이 우려 되는 상황이지만, SBS는 지상파 방송사로서의 무거운 책임

감을 느끼며 방송 취소를 결정하였음을 알려드린다"고 전했다.

'조선구마사'에 등장한 중국 월병과 오리알 음식 [조선구마사 영상 캡처]


‘조선구마사’는 현재 2회까지 방송된 상태다. 방송이 나가자마자 ‘심각한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악귀를 쫓기 위해

부른 교황청 구마사제와 통역관에게 충녕이 음식을 대접대면서 월병, 오리알, 중국식 만두 등 중국음식과 중국풍 미술이

소품으로 등장했다.

무녀들이 입은 의상도 중국풍이며, 드라마 OST는 중국 전통 현악기인 고쟁으로 연주하는 음악이다. ‘조선구마사’인지,

‘중국구마사’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드라마 '조선구마사' 관련 SBS 공식 입장
'조선구마사'에 대한 SBS 입장을 밝힙니다.

SBS는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하여 ‘조선구마사’ 방영권 구매 계약을 해지하고 방송을 취소하기로 결정하였습니

다.  SBS는 본 드라마의 방영권료 대부분을 이미 선지급한 상황이고, 제작사는 80% 촬영을 마친 상황입니다.

이로 인한 방송사와 제작사의 경제적 손실과 편성 공백 등이 우려 되는 상황이지만, SBS는 지상파 방송사로서의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방송 취소를 결정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wp@heraldcorp.com

[전문] '조선구마사' 신경수 PD "모든 책임 내게 있어…깊이 반성"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2021-03-27 17:15 송고

 

신경수 pd 뉴스1 DB  © News1 권현진 기자

 

SBS '조선구마사' 연출자 신경수 PD도 역사 왜곡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신경수 PD는 이날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불거진 여러 문제들에 대해 모든 결정과 최종 선택을 담당한 연출로서 책

임을 깊이 통감하고 시청자분들께 사죄드리고자 한다"며 "방송 취소가 결정되고 상황을 수습하느라 사과가 늦어진 점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사과 말씀 드린다"고 사과했다.

신경수 PD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역사 속 인물들의 실명을 쓰면서 인물의 스토리구성이나 표현에 더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였어야 함에도 그러지 못했다"며 "이에 책임감을 느끼고 깊이 반성한다"고 밝혔다.

 

이어 "드라마의 내용과 관련한 모든 결정과 선택의 책임은 연출인 제게 있다, 스태프와 배우들은 저를 믿고 따랐을 뿐"이

라며 "그리고 시청자들께서 우려하시는 것처럼 편향된 역사의식이나 특정 의도를 가지고 연출한 것이 아님을 말씀드리

고 싶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신경수 PD는 "문제가 되었던 장면들은 모두 연출의 부족함에서 비롯한 것이다, 거듭 죄송하다"며 "방송 취소라

는 결정이 내려진 지금, 지난 1년 동안 갖은 노고를 마다하지 않은 스태프, 배우 분들 그리고 시청자 여러분들에게 한없

이 죄송할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방송에 대해 여러 소중한 의견 보내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충고와 조언 잊지 않겠다"고 알렸다.

'조선구마사'는 지난 22일 첫 방송 이후 역사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극 중 태종(감우성 분)이 죽은 아버지 이성계의 환영

을 본 후 광기에 빠져 백성들을 학살하는 내용, 명나라와 국경이 맞닿은 의주 지역에서 대접하는 음식이 중국식으로 차

려진 점 등을 지적 받았다.

이후 드라마 홈페이지에 시청자들의 항의가 쏟아졌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역사왜곡 동북공정 드라마 '조선구

마사'의 즉각 방영중지를 요청한다'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왔고, '조선구마사'에 협찬, 제작 지원, 광고를 편성한 기업에 대

한 보이콧도 이어졌다. 그 결과 대다수의 기업은 지원을 철회했다.

제작사와 방송사의 사과와 방송 재정비 의지에도 시청자들의 항의는 계속됐다. 결국 SBS는 "방송사와 제작사의 경제적

손실과 편성 공백 등이 우려되지만, SBS는 지상파 방송사로서의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방송 취소를 결정했다"고 밝혔

다.

또한 제작사 스튜디오플렉스와 크레이브웍스도 드라마의 제작 중단과 해외 판권 계약 해지, 해외 스트리밍 서비스도 중

단 사실을 알렸으며 드라마의 공동제작 및 부분투자로 참여했던 롯데컬처웍스도 투자 철회를 발표했다.

이후 장동윤 이유비 박성훈 등 '조선구마사' 출연 배우들의 사과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다음은 신경수 PD 사과 전문

조선구마사 연출 신경수입니다.

최근 불거진 여러 문제들에 대해 모든 결정과 최종 선택을 담당한 연출로서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시청자분들께 사죄드

리고자 합니다. 방송 취소가 결정되고 상황을 수습하느라 사과가 늦어진 점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사과 말씀 드립니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역사 속 인물들의 실명을 쓰면서 인물의 스토리구성이나 표현에 더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였

어야 함에도 그러지 못했습니다.

이에 책임감을 느끼고 깊이 반성합니다.
드라마의 내용과 관련한 모든 결정과 선택의 책임은 연출인 제게 있습니다.

스탭과 배우들은 저를 믿고 따랐을 뿐입니다.
그리고 시청자들께서 우려하시는 것처럼 편향된 역사의식이나 특정 의도를 가지고 연출한 것이 아님을 말씀드리고 싶습

니다.

문제가 되었던 장면들은 모두 연출의 부족함에서 비롯한 것입니다. 거듭 죄송합니다.
방송 취소라는 결정이 내려진 지금, 지난 1년 동안 갖은 노고를 마다하지 않은 스탭, 배우분들 그리고 시청자 여러분들에

게 한없이 죄송할 따름입니다.

방송에 대해 여러 소중한 의견 보내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충고와 조언 잊지 않겠습니다.

eujene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