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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쭐 덜 났다"..배고픈 형제에 '공짜 치킨' 준 점주가 최근 한 일

인주백작 2021. 3. 16. 11:35

"돈쭐 덜 났다"..배고픈 형제에 '공짜 치킨' 준 점주가 최근 한 일

류원혜 기자 입력 2021. 03. 16. 10:39

 

/사진=박재휘 '철인7호' 홍대점 대표 SNS

 

가정 형편이 어려운 형제에게 무료로 치킨을 대접한 사연이 알려지면서 '돈쭐'(돈+혼쭐)이 났던 치킨 프랜차이즈 점주가

훈훈한 근황을 전했다.

 

지난 15일 박재휘 철인7호 서울 홍대점 대표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장문의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을 공개하며 전국

시민들로부터 돈쭐났던 후기와 따뜻한 소식을 알렸다.

 

박 대표는 "최근 언론 보도 이후 전국 각지에서 셀 수 없이 많은 분들의 응원과 칭찬, 감당하지 못할 만큼 많은 관심으로

꿈만 같은 날들을 보내며 바쁘게 지내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2월25일부터 후원목적으로 넣어주신 주문으로 생긴 약 300만원과 후원금 약 200만원(소액봉투 및 잔돈 미수령),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제 돈 100만원을 보태 총 600만원을 3월15일자로 마포구청 복지정책과 꿈나무 지원 사업(결식아

동 및 취약 계층 지원금)에 기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건 제가 하는 기부가 아니라 전국의 마음 따뜻한 분들이 하시는 기부"라며 "제가 여러분을 대신해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자신의 선행에 대해 "결코 어떠한 대가를 바라며 행한 일이 아니었기에, 제가 받는 관심과 사랑이 겁도 나고 큰 부담

으로 느껴지기도 한다"며 "하루에도 몇 번씩 '내가 과연 이렇게 박수받을 만한 일을 한 게 맞나'라는 생각이 든다. 누구라

도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요즘 힘든 소식들이 많은 세상에서 제가 그 형제를 만났던 날이 유독 눈에 띄었던 것 같다"며 "1년 가까이 저

를 잊지 않고 제 마음에 답해 준 형제에게 제가 더 감사하다. 언젠가 다시 만나고 싶다. 본사도 협조해 형제를 찾는 중"이

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끝으로 더 이상의 돈쭐은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시간 이후로 후원목적 주문은 거부 처리하고 따뜻한

마음만 받겠다"며 "여러분 덕에 큰 용기 얻었다. 앞으로 실력, 맛, 서비스로 인정받는 치킨집 사장 박재휘가 되겠다. 정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아직 돈쭐이 덜 나신 듯", "날개 없는 천사가 바로 이 분인가요", "대단함을 넘어 존경스럽

다"는 등 칭찬과 응원의 댓글을 달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왼쪽), 박재휘 대표 SNS

 

앞서 한 고등학생 A군은 지난 1월 철인7호 본사에 감사의 손편지 한 통을 보냈다. 이 편지에는 A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

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일하던 음식점에서 해고된 뒤 생계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고백이 담겨있다.

 

편지에 따르면 A군은 어릴 적 부모를 잃은 뒤 할머니, 7살 어린 남동생과 함께 살며 가장 역할을 해야 했다. 그는 택배 상

하차 업무 등으로 생활비를 벌었다.

 

A군은 치킨이 먹고 싶다는 동생을 데리고 집 근처 가게를 전전했지만, 주머니에는 5000원뿐이었다. 이때 박 대표가 가게

앞에서 쭈뼛거리는 형제를 가게로 들어오라고 했고, 2만원 어치 치킨을 대접한 뒤 돈을 받지 않았다. 이후 박 대표는 A군

동생이 형 몰래 몇 차례 더 찾아올 때마다 치킨을 대접하고, 미용실에서 머리도 깎아줬다.

 

A군은 "처음 보는 저희 형제에게 따뜻한 치킨과 관심을 주신 사장님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앞으로 성인이 되고 돈 많

이 벌면, 저처럼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며 살 수 있는 사장님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이 사연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알려졌고 박 대표의 선행에 감동 받은 누리꾼들은 '돈쭐'내 줘야 한다며 주문하기

시작했다. 선물, 성금, 응원 전화 등 박 대표의 선행을 격려하는 물결도 이어졌다. 일부는 "멀리 살아서 주문만 한다. 치킨

은 먹은 걸로 하겠다"며 리뷰를 남겼다.

 

이에 철인7호 프랜차이즈 대표는 "점주님의 선행에 감동받아 영업에 필요한 부분을 지원해 드렸다"며 "제보해주신 학생

과 연락이 닿는다면 장학금 전달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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