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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운 스님 이야기

인주백작 2021. 3. 16. 06:08

지혜로운 스님 이야기

 

작은 산에 스님 한 분이 살았다.  

 

들리는 바로는 아직까지 한 명도  

그의 말문을 막히게 한 사람이 없다고 한다.  

 

어느 날 똑똑한 아이가  

손에 작은 새 한 마리를 쥐고 스님께 가서 여쭈었다.  

 

이 새가 죽은 건가요?  

아니면 살아 있는 건가요?  

 

그리고 생각했다.  

이 스님이 살았다고 하면 목 졸라서 죽여 버리고

죽었다고 하면 날려 보내야지.  

내가 드디어 이 스님을 이기는구나.  

 

스님이 웃으면서 말했다.  

얘야, 그 새의 생사는 네 손에 달렸지

내 입에 달린 것이 아니란다.  

 

꼬마는 새를 날려 보내며 말했다.

스님은 어떻게 이토록 지혜로우신가요?  

 

그러자 스님이 대답했다.  

예전에는 정말 멍청한 아이였다.  그러나 매일

열심히 공부하고 생각하다 보니 지혜가 생기기

시작하더구나. 너는 나보다 더 지혜로운 사람이

될 것 같구나.  

 

그러나 아이는 슬픈 기색을 보이며 말했다.  

어제 어머니께서 점을 보셨는데 제 운명은

엉망이라고 했다는군요.  

 

스님은 잠깐 동안 침묵하더니 아이의 손을

당겨 잡았다.  얘야 네 손금을 좀 보여주렴.  

이것은 감정선 이것은 사업선 이것은 생명선

자아 이제는 주먹을 꼭 쥐어 보렴.  

 

아이는 주먹을 꼭 쥐고 스님을 바라 보았다.

얘야 네 감정선 사업선 생명선이 어디 있느냐?  

 

바로 제 손 안에 있지요.  

그렇지! 바로 네 운명은 네 손 안에 있는 것이지

다른 사람의 입에 달린 것이 아니란다.    

 

-성철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