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코앞 트럼프, 막판까지 중국 때리기…샤오미 등 9개기업 제재
퇴임 코앞 트럼프, 막판까지 중국 때리기…샤오미 등 9개기업 제재
기사입력 2021.01.15. 오후 4:28 최종수정 2021.01.15. 오후 4:38
미 국무부, 샤오미 등 ‘군부 연계’ 지정
’중국군 소유·통제 기업’ 44개사로 늘어
상무부, 중국해양석유 등 제재 대상 포함
바이든 행정부, 정책 선회 쉽지 않을 듯
중국 3대 국영 석유회사인 중국해양석유(CNOOC)의 로고. 미 상무부는 14일 이 업체의 남중국해 시추 등을 문제 삼아 제
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홍콩/AFP 연합뉴스
미-중 무역전쟁을 봉합한 1단계 무역합의 체결 1주년을 앞두고 미국이 중국 기업에 대한 추가 제재를 내놨다.
15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를 종합하면, 미 국방부는 전날 중국 가전업체 샤오미와 국영 항공기 제작사인 중국상용항공
기공사(COMAC) 등 9개 기업을 중국군이 소유 또는 통제하는 기업으로 추가 지정했다. 이에 따라 미국이 중국 군부 관련
기업으로 지정한 업체는 모두 44개까지 늘었다.
미 국방부가 ‘중국군 소유·통제 기업’으로 지정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에 따라 내년 11월부터 해
당 기업에 대한 미국 투자자의 투자가 금지된다. 앞서 미 국방부는 지난달 3일에도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중신궈지(SMIC) 등 4개사를 군부 연계 기업으로 지정한 바 있다.
같은 날 미 상무부도 중국 3대 국영 석유회사인 중국해양석유(CNOOC)의 남중국해 시추활동 등을 문제 삼아 제재 대상
으로 지정했다. 또 국영 항공 관련 업체인 스카이리존에 대해선 ‘군사적 용도로 전용할 수 있다’는 이유로, 미국산 첨단
기술 수출을 제한하기로 했다. 앞서 상무부는 지난 9월 말 같은 이유로 중신궈지에 대한 미국 기업의 반도체 생산용 설
비 등을 수출할 때 사전에 허가를 받도록 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막판까지 대중국 강경 몰이를 이어가면서, 다음 주 출범하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미-중 무역갈등과 관
련해 정책 방향을 틀기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일부에선 바이든 행정부 출범 직후 고위급 중국 대표단의 방미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1단계 무역합의 이행과 관련한 양쪽의 평가가 엇갈려 대화의 물꼬를 뜨는 게 쉽지 않을 것이란 전
망도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15일 “지난해 중국의 미국산 제품 수입은 전년 대비 9.8% 증가한 1349억1천만달러 규모
로, 지난해 중국의 전체 수입이 전년 대비 1.1% 감소한 점에 비춰 상당한 수준”이라며 “특히 미국산 농산물과 원유 수입
은 전년 대비 각각 66.9%와 88%나 폭증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중국이 2017년을 기준으로 향후 2년간
2천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을 추가 구매하기로 한 1단계 무역합의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반면 미국 쪽에선 중국의 합의 이행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가 만만찮다. 페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는 지난 8일 펴낸 보
고서에서 “중국은 지난해 1단계 무역합의에 따른 수입 목표량의 58% 수준만 충족시켰다”고 지적했다. 실제 트럼프 행정
부의 공세적인 압박 속에서도 지난해 중국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 폭은 전년 대비 7.1%나 상승한 3169억달러를 기록했
다. 지난 2017년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당시 중국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2758억달러)와 견주면 14.9%나 상승한 수치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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