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프 등 유럽서 AZ 접종중단 잇따라..유럽보건당국 18일 결정 주목
독·프 등 유럽서 AZ 접종중단 잇따라..유럽보건당국 18일 결정 주목
김광태 입력 2021. 03. 16. 10:47 수정 2021. 03. 16. 10:50
이탈리아, 덴마크, 노르웨이 이어 10여개국 중단.."중단은 실책" 비판도
아스트라제네카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아스트라제네카(AZ) 접종 후 뇌혈전 등 부작용 의심 사례가 보고되고 있는 가운데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국가들이 15일(현지시간) 예방 차원에서 AZ 백신 접종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독일은 이날 신중을 기하기 위해 AZ 백신 접종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옌스 슈판 독일 보건장관은 이
날 기자회견에서 "백신 승인을 담당하는 파울에를리히연구소(PEI)의 권고에 따라 AZ 백신 접종을 1차, 2차회분 모두 일
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PEI는 독일과 유럽에서 AZ 백신 접종과 관련해 뇌혈전이 시차를 두고 발생했다는 사례가 추가로 보고됨에 따라 추가 조
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슈판 장관은 "AZ 백신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독일과 EU의 전문가들이 더 자세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면서 "부작용이 결과적으로 백신접종의 효과를 넘어서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추가로 보고된 사례가 AZ 백신 판매 승인 권고에 영향을 미칠지 여부와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는 유럽의약품청(EMA)이
결정할 것이라고 보건부는 내다봤다.
슈판 장관은 "우리는 조사를 위해 일시적으로 접종을 중단하는 것이며, 조사 결과는 열려있다"면서 "EMA가 이번 주 안
에 결정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AZ 백신을 이미 접종받은 이들과 관련해서는 "접종 이후 나흘 이상 몸이 좋지 않으면 즉시 의학적 치료를 받아야
한다"면서 "지금까지 접종과 연관돼 뇌혈전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 사례는 7건"이라고 말했다. 현재
독일 내에서는 160만회분의 백신 접종이 이뤄졌다.
프랑스도 예방 차원에서 AZ 백신 사용을 잠정 중단하는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독일의 발표
직후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EMA 판단이 나올 때까지 AZ 백신 접종을 잠시 멈춘다고 밝혔다.
이탈리아도 AZ 백신 접종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이탈리아의약청(AIFA)은 이날 예방 차원에서 전국적으로 AZ 백신 사
용을 한동안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한편, 현지 보건경찰은 피에몬테주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와 관련해 ABV5811 백신 압수 절차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현
재 과실치사 등의 혐의를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ANSA 통신 등 현지 언론은 전했다.
스페인 정부도 전문가 평가가 끝날 때까지 최소 2주 동안 AZ 백신 접종을 중단할 계획이라고 카롤리나 다리아스 보건부
장관이 밝혔다. 스페인 의약품·의료기기청(AEMPS)을 이끄는 마리아 헤수스 라마스는 AZ 백신 접종을 중단하면 캠페인
속도가 더뎌질 것이기에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면서도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포르투갈과 슬로베니아도 뒤이어 이 백신의 접종 중단을 발표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포르투갈 보건 당국은 EU 국가들
이 AZ 백신의 접종을 중단하기로 함에 따라 자국도 "예방 차원에서" 같은 조처를 하기로 했다면서 EU 당국의 지침을 기
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덴마크를 필두로 노르웨이,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아일랜드, 아이슬란드, 불가리아 등은 AZ 백신의 일부 제조 단위
물량 또는 전체물량에 대한 접종을 유보한 바 있다.
반면에, 현재 확보 가능한 자료 등을 바탕으로 판단했을 때 AZ 백신 접종 일시 중단은 실책이라며, 코로나19 3차 확산 속
에 AZ 백신의 중단없는 접종은 생명을 구하는 길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카를 라우터바흐 독일 사회민주당(SPD) 보건전문가는 독일 정부의 AZ 백신 일시중단 조처 발표 직후 트위터에서 "지금
까지 나온 자료를 바탕으로 판단했을 때 이는 실책"이라며 "일시 중단하지 않고, 조사를 병행하는 게 합병증의 희소한 빈
도를 고려했을 때 나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AZ 백신을 두둔하고 나섰다. 존슨 총리는 15일 기자회견에서 AZ 백신이 매우 안전하다며 접종
을 계속 이어가도 된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고 BBC 방송 등이 전했다. 그는 "전 세계에서 가장 까다롭고 경험이 많은 영
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중단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MHRA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혈전을 유발한다는 증거가 없다며 계속해서 접종해도 된다는 의견을 내놨다.
세계보건기구(WHO)와 EMA는 백신과 혈전 형성 사이에 인과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AZ 백신 사용을 중단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EMA는 이번 사안과 관련, 안전성 위원회가 오는 16일 정보를 추가로 검토할 것이며, 18일에는 수집된 정보와 필요할지
도 모르는 추가 조치에 대해 결론을 내리기 위해 회의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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