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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씩 내려도 전세 안나가요"..초조한 대치·목동 집주인들

인주백작 2021. 3. 11. 06:45

"1억씩 내려도 전세 안나가요"..초조한 대치·목동 집주인들

신연수 입력 2021. 03. 10. 17:10 수정 2021. 03. 10. 17:20

 

이사철 지나 문의 줄어
은마 전용 76㎡ 10억→호가 7억
목동, 1억 낮춰 "세입자 모십니다"
본격적인 하락 판단은 일러
2분기부터 서울 아파트 입주 급감
신도시 청약 대기 수요도 늘어

 

새 학기 개학 이후 전세 매물이 쌓이면서 호가가 떨어지고 있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한경DB


서울 아파트 전세 시장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전세 매물이 귀해 임대인이 ‘부르는 게 값’이던 것과 달리 수요가 사그라

들며 소강 상태를 보이고 있다. 임차 수요가 많은 대치동과 목동 등 대표적인 학군지에서도 전세 매물이 쌓이자 급해진

집주인들이 호가를 내리는 중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올해 서울 입주 물량이 급감하고 사전청약 대기 수요가 쌓이는 등

전세 시장 불안 요소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서울 전셋값 상승률 지난해 6월 수준

 

10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전세 매물은 총 2만2784건으로, 지난해 말(1만7173건) 대비

약 32.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8월 20일(2만6088건) 후 가장 많은 매물이 시장에 나왔다. 지난해 7월 말 임대

차보호법이 시행되고 가을 이사철 ‘전세난’이 본격화하기 직전 매물량 수준을 회복한 셈이다.

 

가파르던 전셋값 상승세도 주춤하다.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이달 첫째주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지수 상승률은 0.06%로,

지난 1월 셋째주(0.13%) 이후 6주 연속 상승폭이 둔화하고 있다. 임대차보호법 시행 전인 지난해 6월 둘째주(0.06%)상승

률과 같다.

 

현장에선 전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초조해하는 집주인이 늘어나고 있다. 온라인 부동산 카페 ‘부동산스터디’에는 직접 세

입자를 구하기 위해 발벗고 나서는 집주인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중개업소에 전세 매물을 내놓는 대로 바로 계약이 이

뤄졌던 지난해 말 분위기와 사뭇 다르다. 서울 성북구 미아동의 한 임대인은 “내놓은 지 한 달이 넘었는데 전세가 나가지

않는다”며 “임대차보호법 시행 전보다 보증금이 높긴 하지만 최고가보다 수천만원 내렸는데도 집을 보러오는 사람이 없

다”고 말했다.

 

업계는 계절적 요인과 그간 전셋값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쌓인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전세 시장은 통상 학군 배정을 위

한 이주 수요와 직장 발령, 신혼부부 수요가 몰리는 매년 12월 전후가 성수기로 여겨진다. 여기에 그동안 전셋값이 급등

해 매매가와의 ‘갭(차이)’이 줄어들면서 매매 수요로 돌아선 세입자가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호가 1억원씩 내려도 집 보러 안 와”

 

전세난이 특히 심했던 강남구 대치동 등 학군지에서도 전세 매물이 쌓이고 있다. 자녀 교육을 위한 세입자 수요가 많은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지난해 가을 이사철 전세 매물이 자취를 감췄으나 총 70여 개가 나와 있다. 일부 중복 매물을 고

려해도 급증했다. 이 단지 전용 76㎡는 지난 1월 전세보증금 10억원에도 계약이 이뤄졌으나 현재 호가가 7억원까지 내

려갔다. 단지 인근 A공인 대표는 “개학 이후 전세 문의가 확 줄어들면서 호가를 한 번에 1억원씩 낮추고 있지만 집이 나

가지 않아 고민하는 집주인이 많다”고 전했다.

 

강북권 대표 학군지인 양천구 목동 일대도 분위기가 비슷하다. ‘목동신시가지 11단지’ 전용 51㎡는 2월 전셋값이 최고 6

억원까지 치솟았으나 현재 호가는 3억5000만원까지 내렸다. 임대차보호법 직전인 작년 7월(3억원) 시세보다 약간 오른

수준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하락으로 이어질 것인지에 대해선 고개를 젓는다. 일시적 소강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다. 당장

오는 2분기부터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급감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는 새 아파트 1만1140가구가 집들

이를 했으나 2분기 예정 물량은 5659가구로 약 49.2% 감소할 전망이다. 3분기에 7938가구, 4분기엔 4919가구가 입주한

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양도세 면제, 주택담보대출 등 정부 규제가 집주인의 실거주를 권장하면서 전·월세

시장에 나오는 물량은 더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각종 공급대책 영향으로 3040세대 무주택자의 청약 대기 수요가 쌓이고 있는 것도 변수다. 정부가 3기 신도시 및 공공

정비사업 등으로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최근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감소하고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건수는 2589건으로, 1월 거래량(5733건) 대비 절반 아래로 급감했다. 윤 연구원은 “사전청약 대기 수요

까지 더하면 당분간 전셋값은 기존 급등한 가격에 수렴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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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신도시 발표 직전 토지 거래 급증…정보 유출됐나

CBS노컷뉴스 양승진 기자 2021-03-10 21:40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일부 직원들의 광명ㆍ시흥 신도시 땅 투기 의혹이 제기된 경기도 시흥시 무지내동의 한 토지에

10일 산수유 묘목이 빼곡히 심어져 있다. 이한형 기자

 

3기 신도시(광명시흥·인천계양·고양창릉·부천대장·남양주왕숙·하남교산)가 포함된 지역의 토지 거래량이 발

표 직전에 큰 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발 정보가 발표 직전에 사전 유출됐을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10일 한국부동산원 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18년 11월 인천 계양구의 순수토지(건축물 제외) 거래량(매

매·증여·교환·판결 포함)은 336필지(건)로, 당시 기준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전까지 월간 평균 거래량

(약 78필지)보다 4배 넘게 증가한 수치다.


국토교통부는 한 달 뒤인 2018년 12월 인천 계양구 동양동·박촌동·귤현동·상야동 333만㎡ 터에 1만7천가구,

3만9000명을 수용하는 신도시(계양테크노밸리)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같은 시기 신도시로 지정된 하남교산과 남양주왕숙의 토지 거래량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하남시의 순수

토지 거래량은 하남교산 3기 신도시 발표가 있던 2018년 12월 472필지를 기록해 전월(228필지) 대비 2배

이상 급증했다. 남양주 역시 신도시 발표가 있기 1년 전인 2017년 12월 1321필지로 당시 월간 역대 최다 거

래량을 기록했고, 신도시 발표가 있던 이듬해 12월 직전까지 네 차례 월간 거래량이 1000 필지를 넘겼다.

고양창릉이 있는 고양시 덕양구는 2019년 1∼4월 100∼200필지의 거래량을 보이다가 신도시 발표가 있던

같은 해 5월 300건대로 뛰었다. 대장 신도시가 발표된 부천은 2018년에 월간 평균 108필지의 토지 거래량

을 보였고, 이듬해에도 100필지 안팎의 거래량을 이어가다가 신도시 발표 2개월 전인 3월에 223필지를 기

록했다.

지난달 24일 여섯 번째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광명시흥지구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땅을 매입하

기 시작한 2017년부터 이 일대 토지 거래 시장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광명시 순수토지 거래량은 2016년

893필지로 1000 필지를 밑돌았다가 2017년 1036필지, 2018년 1665필지, 2019년 1715필지, 2020년 2520

필지로 급증세를 보였다. 시흥시 순수토지 거래량은 2017년 9243필지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이 확산하자 정부는 2013년 12월 이후의 토지 거래를 조사하고 있다. 신

도시 지정 발표에 앞서 내부 정보를 활용해 이득을 취했을 가능성이 큰 만큼, 지구 지정 제안 시점부터의 거

래를 모두 들여다 볼 방침이다. 3기 신도시 인근 지역으로 조사 범위가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broady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