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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견제' 대만-日 반도체 연대

인주백작 2021. 2. 10. 07:08

삼성 견제' 대만-日 반도체 연대

권재희 입력 2021. 02. 09. 11:04 

 

세계 파운드리 1위 대만 TSMC
2100억 투자해 日에 R&D 거점 설립
日, 자국기업 합작 시 보조금 지원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수탁생산) 업체인 대만의 TSMC가 일본에 처음으로 연구개발

(R&D) 거점을 만들기로 했다.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 상황을 맞아 TSMC가 미국에 이어 일본과 재빨리 연합전선을 구축

해 1위 입지를 굳히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TSMC를 뒤쫓고 있는 삼성전자의 고민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

인다.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TSMC는 200억엔(약 2100억원)을 투자해 이바라키현 쓰쿠바시에 반도체 R&D 회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일본 진출 계획을 의결하고 이르면 이번주 중 발표할 예정이라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전했다. TSMC 관계자는 "코멘트 할 수 없지만 결정되는 대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TSMC의 일본 신설회사는 반도체의 ‘후공정’이라고 불리는 패키징 작업과 관련한 기술 개발을 주로 담당할 계획이다. 반

도체 생산라인을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도 지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반도체를 전략 분야로 삼고, TSMC가 일본기업과 연계할 경

우 보조금 지원 등을 제공할 의향이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보도했다.

 

반도체 장비 및 소재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일본과 파운드리 1위 기업인 TSMC가 연계를 확대할 경우 국

내 기업에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TSMC는 이미 본국인 대만에서는 일본 기업들과 활발하게 연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TSMC는 해외 최초로 미국에 첨단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는 등 올해만 30조원 가량을 설비에 투자한다는 구

상이다. TSMC는 미국의 요구로 중국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한 뒤 인텔 등 미국 반도체 기업들과 제휴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맞서 미국-일본-대만의 반도체 연합전선이 구축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니혼게이자이는 "TSMC가

첨단 반도체 개발을 서두르기 위해서는 세계 유수 장치 업체와 소재업체가 모이는 일본을 빠뜨릴 수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향후 중국의 부상을 경계하고 현재의 세계 최대 파운드리업체의 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고 분

석했다.

 

대만의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대만의 TSMC가 54%를 차지하

며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삼성이 17%로 2위, 미국의 글로벌파운드리(GF)와 대만의 UMC가 각각 7%로 공동 3위를 차지

했다. 중국 SMIC가 5%로 그 뒤를 이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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