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이 비판한 'K방역 치욕' 기사, 신문윤리위 '주의'
김태년이 비판한 'K방역 치욕' 기사, 신문윤리위 '주의'
장슬기 기자 입력 2021. 02. 06. 13:04
서울경제 "한국 코로나전쟁, 낙제생 전락"…
신문윤리위 "불충분하고 적은 증거로 결론" 지적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전형적인 혹세무민형 보도”라고 비판하며 논란이 됐던 서울경제 보도에 대해 한국신
문윤리위원회(신문윤리위)가 '주의' 조치를 내렸다. 코로나 확진자·사망자 현황을 제대로 보여주지 않은 채 증가율 통계를
비교해 부정확한 정보로 독자들에게 지나친 불안감을 제공했다는 이유다.
서울경제는 지난해 12월22일자 “최근 한달 확진·치명률, 美·브라질보다 높아…'K방역의 치욕'”이라는 기사에서 “3차 대유
행 이전까지만 해도 전 세계가 'K방역' 성과에 주목했지만 불과 한 달 사이에 한국은 '코로나19와의 전쟁' 모범생에서 낙
제생으로 전락했다”고 보도했다.
서울경제는 지난해 11월13일 대비 12월21일 기준 10만명 당 확진자 수 증가율에서 한국이 80%로 브라질 26%, 프랑스
32%, 영국 59%, 미국 71% 등에 비해 높다고 지적했다. 또한 증감률을 정리한 표에는 한국에서 새로 발생한 확진자는
385%, 사망자는 2300% 늘었다고 지적했다. 기준 시점(11월13일) 확진자 수가 적을 수록 증가율은 커지기 때문에 증가율
만으로 비교하는 건 정확한 현실을 보여주기 어렵다.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사진=민중의소리
이에 김 원내대표는 “12월21일 현재 미국 신규 확진자는 40만명이 넘고 한국은 926명이다. 오늘은 그 아래”라며 “21일
기준 미국의 신규 사망자수는 2747명이고 한국은 24명인데 왜 이런 터무니없는 엉터리 통계를 작성했는지 그 통계 내용
을 분석했더니 11월13일 한국의 사망자는 1명이었고, 12월21일 사망자는 24명이다. 그 사이 사망자가 23명 늘었으니 사
망률이 2300% 증가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표는 “신문은 같은 기간 10만명당 확진자수 증가율이 한국은 80%로, 71%인 미국보다 높아서 세계 최악 수준
이라고 보도한다. 10만명당 확진자수가 11월13일 3076명에서 12월21일 5261명으로 증가한 미국과 같은 기간 54명에서
98명으로 증가한 한국이 비교 대상이 되느냐”며 “두 자릿수와 네 자릿수라는 숫자 단위를 무시하고, 단순히 백분율로 환
산해 단순 비교하는데 어떤 목적으로 이러한 통계를 만들어 이런 자극적 제목으로 보도하는지 아무리 봐도 이해가 안 간
다”고 비판했다.
신문윤리위는 지난달 13일 해당 기사와 제목에 대해 '주의' 조처했다. 신문윤리위는 “각국의 코로나 실태를 직접 보여주
는 데이터는 오히려 미국과 브라질이 매우 심각한 상황임을 나타내고 있다”며 “12월21일 한국의 신규 확진자는 926명으
로 미국과 비교하면 0.2%, 브라질의 1.7%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10만명당 확진자도 미국의 1.8%, 브라질의 2.9% 수준”이라며 “해당 기사는 이런 현실을 감안하지 않고 11월13일
과 12월21일 상황을 단순 비교해 한국의 코로나 방역 실태를 세계 최악의 수준이라고 단정적으로 보도했다”고 봤다.
▲ 지난해 12월22일자 서울경제 4면 기사
이어 “일례로 11월13일 사망자는 1명이었고, 12월21일 24명으로 늘었는데 이를 단순비교해 신규 사망자 증가율이 무려
2300%에 달한다고 적시했다”며 “서울경제가 자체 분석해 만든 이들 지표는 추이를 엿보거나 의미 있는 결과를 이끌어
내기엔 불충분한 자료”라고 덧붙였다.
신문윤리위는 “기사는 고령자 치명률에서도 한국이 세계 최악의 수준으로 전락했다고 기술했으나 기사에 국내 연령별
치명률만 언급했을 뿐 관련 국제 비교는 없다”며 “결국 해당 기사는 '불충분하고 적은 증거로 결론을 이끌어냈다'는 지적
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자칫 독자들에게 지나친 불안감을 조성할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언론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고도 했다.
이에 신문윤리위는 해당 보도가 신문윤리 강령과 신문윤리실천요강 등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Copyrights ⓒ 미디어오늘.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최근 한달 코로나 확진자 증가율, 美·브라질보다 높아…'K방역의 치욕'
입력2020-12-21 17:46:44 수정 2020.12.22 15:04:25 이주원 기자
[코로나19 3차 대유행 비상]
■10만명당 확진자수 한달 여만에 80%↑
확진자 2만명 늘고 사망자 급증
방역 구멍 뚫리며 세계 최고 수준
의료 인프라 붕괴 최악상황 전개
정부 "내주 하루 1,200명 될 듯"
20일(현지 시간) 배송원들이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에 도착한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을 차에서 내리고 있다.모더나 백신
21일부터 접종을 시작한다. /로이터연합뉴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5만 명을 돌파한 가운데 최근 한 달간 각종 코로나19 관
련 지표가 해외 국가들보다 더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3차 대유행 이전까지만 해도 전 세계가 ‘K방역’의 성과에 주목했지
만 불과 한 달 사이에 한국은 ‘코로나19와의 전쟁’ 모범생에서 낙제생으로 전락했다.
21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 대비 926명 늘어나 누적 5만 591명으로 집계
됐다. 누적 확진자 수가 3만 명을 넘어선 지 불과 31일 만에 2만 명이나 급증하면서 5만 명대에 진입한 것이다.
서울경제가 최근 한 달가량의 세계 주요 국가와 우리나라 코로나19 관련 지표를 비교한 결과 확진자 수 증가율에서 한국
은 세계 최악 수준으로 전락했다. 우리나라의 인구 10만 명 당 확진자 수는 지난달 13일 54.26명에서 이날 97.58명으로
한 달 여 만에 80% 증가해 세계 최고 수준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전체 확진자 수 측면에서 세계 1위인 미국조차 같은 기
간 71%로 우리나라보다 10%포인트 가량 증가율이 낮았다.
확진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브라질은 26%, 영국은 59% 늘어나는 데 그쳤다. 심지어 누적 확진자 수가 2개월 만
에 두 배로 폭증한 일본(75%)에 비해서도 한국은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최근 한 달 여 사이에 가파르게 확진자가 늘어남
에 따라 우리나라의 인구 10만 명당 확진자 수 순위도 지난 14일 182개국 중 139위에서 한 달 여만인 19일 131위로 8계
단 상승했다.
주요국가별 10만명 당 확진자 수 증가율
전체 확진자 가운데 사망자 비율인 치명률은 1.38%로 지난달 13일(1.74%)에 비해 20%가량 줄었다. 하지만 치명률을 계
산할 때 분모가 되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같은 기간 3만 명대에서 5만 명대로 급증한 것을 감안하면 오히려 크게 악화
된 수치로 분석된다. 연일 확진자와 사망자가 비약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미국(-24%), 영국(-16%), 일본(-11%) 등도 우리
와 비슷한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였다.
실제 국내 사망자는 최근 들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이날도 24명이 사망해 이전 일일 최대 기록인 17일의 22명을 4일
만에 넘어섰다. 의료계의 한 전문가는 “하루에 수백 명 혹은 수천 명의 사망자가 나오고 있는 국가들은 폭증하는 확진자
탓에 의료 인프라가 붕괴된 경우가 많다”며 “우리나라도 현재 확진자 폭증→병상·의료진 부족→사망자 급증이라는 최악
의 시나리오가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진자 연령이 고령일수록 사망할 확률은 높다. 국내 코로나19 치명률은 50대 이하에서는 0.3% 이하에 불과하
지만 60대 1.05%, 70대 5.14%, 80대 이상 15.04% 등으로 고령일수록 급격히 올라간다.
문제는 이 같은 수치가 좀처럼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방역 당국은 앞으로도 하루에 최대 1,200명 정도
의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주) 감염 재생산지수가 1.28
정도였던 점을 감안하면 다음 주에는 일일 신규 확진자가 1,000명에서 1,200명 사이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
했다. 정 본부장은 다만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한 사람 간 접촉이 줄어들면서 환자가 감소할 수 있는 여지는 있다”며 “서
울동부구치소 사례처럼 대규모의 집단 발병이 발생하면 확진자 수는 초과해서 발생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감염 재생산지수는 확진자 1명이 주변의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1.28은 확진자 1명이 1.28명을 감염시
킨다는 의미다. 보통 감염 재생산지수 값이 1을 초과하면 ‘유행 지속’, 1 미만이면 ‘발생 감소’를 의미한다.
정부는 이번 주를 코로나19 확산세를 억제할 수 있는 중대 기로로 보고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14일부터 수도권 선제 검사를 진행하면서 무증상·경증 환자를 조기에 찾아내고 있고 13일 확진자가 1,000명을 넘으면
서 이동량이 상당히 줄었다”며 “이번 주가 반전 양상이 나타날지 아니면 확산 추이가 이어질지를 가를 중대한 기로”라고
말했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