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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때문에 죽겠다, 목사 나와" 분노의 계란 투척(종합)

인주백작 2021. 1. 28. 07:10

"교회 때문에 죽겠다, 목사 나와" 분노의 계란 투척(종합)

허단비 기자 입력 2021. 01. 27. 14:42 수정 2021. 01. 27. 14:52 댓글

 

광주 TCS 국제학교 앞 자영업자·입원환자들 찾아가
"치외법권지대도 아니고, 분통 터져"..경찰과 실랑이

 

광주 TCS국제학교에서 113명의 집단감염이 발생한 가운데 7일 오전 광주 광산구 TCS국제학교 건물 외벽이 깨진 계란으

로 범벅이 돼 있다.2021.1.27/뉴스1 © News1 정다움 기자

 

(광주=뉴스1) 허단비 기자 = "정말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27일 오전 광주 광산구 TCS국제학교 앞. 한 시민이 뚜벅뚜벅 걸어오더니 TCS국제학교 외벽에 달걀을 있는 힘껏 내던졌

다.

 

'퍽'하는 소리와 함께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받으리라'는 성경 구절이 적힌 건물 외벽 조형물

이 달걀 파편으로 범벅이 됐다.

 

광주 서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라고 밝힌 이 남성은 "뉴스를 보고 화가 많이 났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들

이 나와 같은 마음일 것이다. 종교단체가 무슨 치외법권 지역이라도 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좀 잠잠해질만 하면 매번 종교단체에서 확진자가 쏟아진다. 국민들이 고통받고 있으면 자제할 건 해야지. 종교 활

동하는 게 그렇게 급한 문제냐. 지금 힘든 정도가 아니다. 자영업 하시는 분들이나 모든 서민이 정말 힘들어하는 상황"이

라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이 남성은 "식당하는 사람들은 5인 이상 방역 수칙도 지키고 테이블 거리두기도 지키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어제도

그제도 5명 이상 식사하러 오신 분들을 죄송하다며 다 돌려보냈다. 그런데 교회에서 이렇게 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언

성을 높였다.

 

이어 "종교단체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 매번 잠잠해질 만하면 종교단체에서 확진자가 또 나오고, 또 나오니 정

부도 이번에는 좀 강력하게 처벌해서 빨리 코로나 사태가 잠식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TCS국제학교에서 확진자 98명이 각각 안산과 나주 생활치료센터로 이송된 후 잠잠해진 교회 앞은 또 한번 소란스러워졌

다.

 

어디선가 달걀을 한무더기 들고 온 남성이 건물 외벽에 이를 던지려했고 돌발행동을 제지하려는 경찰과의 실랑이가 벌

어졌다.

 

27일 오후 광주 광산구 TCS국제학교 앞에서 한 시민이 건물 외벽에 계란을 던지려고 해 경찰의 제지를 받고 있

다.2021.1.27/뉴스1 © News1 정다움 기자

 

이 남성은 "내가 누구한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고 너무 화가 나 분풀이 하러 왔다. 1분만 소리 좀 지르고 가겠다는데

왜 나를 막느냐"며 자신을 가로막는 경찰들에 분노섞인 목소리로 외쳤다.

 

인근 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라고 밝힌 이 남성은 "코로나19 때문에 1년 동안 자식들한테 면회도 오지말라 했다. 지금도

수액을 맞고 나왔다. 누구는 병원에 갇혀서 고통 속에서 시간을 보내는데 방역 수칙도 어겨가면서 찬송가를 불렀다는 게

너무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분노를 참지 못한 이 남성은 "교회 목사 나와라. 교회 때문에 광주시민들이 불안해서 못살겠다. 이용섭 시장은 사퇴해라.

확진자가 100명 넘게 나왔는데 뭐 하고 있었느냐"고 소리쳤다.

 

27일 오후 광주 광산구 TCS국제학교 앞에서 '109명 집단감염'에 분노한 한 시민이 국제학교 앞에서 고함을 치고 있

다.2021.1.27/뉴스1 © News1 정다움 기자

 

'113명 집단감염' 소식에 피해를 입은 인근 병원과 주민들도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인근 병원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아이들이 그렇게 몰려다니더니 언젠가는 터질 줄 알았다. 병원 입원환자들 퇴원 문의

가 빗발칠 것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고 토로했다.

 

한 주민은 "이 근방에 편의점이 저기 하나밖에 없는데 애들이 오가며 확진자와 접촉했을까봐 걱정된다"며 "너무 불안하

다"고 전했다.

 

광산구 TCS국제학교에서는 밤사이 109명의 확진자가 쏟아졌고 이날 오후 4명의 추가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들 모두 무

증상자로 전수검사가 실시되지 않았다면 사실상 무증상 전파자로 더 큰 지역 감염을 키웠을 수 있었다.

 

보건당국은 북구 TCS에이스국제학교에서 37명의 확진자가 발생하자 비인가 교육시설에 대한 전수검사를 실시해 무더기

로 확진자를 찾아냈다. 현재까지 광주에 자리한 TCS국제학교 관련 확진자는 모두 150명이다.

 

beyondb@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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