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불' 켜진 '윤석열 현상'.. 야권 지형 변화 신호탄 되나
'빨간불' 켜진 '윤석열 현상'.. 야권 지형 변화 신호탄 되나
최기창 입력 2021. 01. 24. 06:32
윤석열 지지율 추락하는 5가지 이유
반문 정서 효과 누린 尹.. 아직 검증 과정 남아
'바람' 일으킬 새 인물 필요한 범야권
윤석열 검찰총장. 사진=박태현 기자
[쿠키뉴스] 최기창 기자 =뚜렷한 대선주자 후보군이 없는 범야권에서 변화의 싹이 엿보인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대세’로
인식됐던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지율 변화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그의 호감도 하락이 이미 예
견된 것이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한길리서치가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사흘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4명을 대
상으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윤 총장의 호감도는 12월 조사보다 4.4% 내린 23.8%를 나타냈다.
윤 총장의 지지율 하락은 또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
서치가 지난 18일부터 사흘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100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1월 3주 차기 대통령 선호도 전국지표조
사(NBS·National Barometer Survey)에 따르면 윤 총장의 지지율은 6% 내린 10%에 그쳤다.
특히 가장 최근 조사에서 지지율이 10%까지 떨어진 것이 눈에 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윤석열 현상’의 거품이 사라
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절차가 마무리됨과 동시에 사의 표명을 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사진=박태현 기자
그동안 윤 총장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의 갈등 관계에서 반사이익을 얻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검찰총장으로서 그
가 보여준 이미지에 ‘반문 정서’의 열망과 정치에 관한 혐오 정서가 함께 담겼다는 해석이다.
한 야권 관계자는 “윤 총장에 쏠리는 지지는 과거 박찬종‧이인제‧문국현‧고건‧안철수‧반기문 등에 기대하던 심리와 비슷
하다”고 분석한 뒤 “추 장관이 조용하니 윤 총장에 대한 기대도 서서히 줄어들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현재 범야권의 유력한 경쟁자가 있지 않은 상황에서 윤 총장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것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반
문 전선에서 선봉에 설 야권주자가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추 장관과 갈등 관계를 형성한 윤 총장으로부터 위안을 얻고
싶었던 표심”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윤 총장의 포지션도 ‘윤석열 현상’을 안갯속으로 몰아넣은 또 다른 이유다. 그는 검사로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대립
각을 세웠던 인물이다.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그를 “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고 정의한 것도 보수
세력은 부담이다.
반면 진보 진영에서는 그를 권력 기관 개편에 반기를 든 사람으로 평가한다. 개혁 당사자인 검찰의 수장으로 김대중‧노무
현 대통령이 꿈꾸던 개혁에 발목을 잡았다는 이미지가 있다.
이 관계자는 “보수와 진보 모두에서 협공을 받을 수 있는 위치”라며 “충청권이 고향인 윤 총장은 지역 구도에서도 힘을
받기 어려워 보인다”고 분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전달하는 모습. 사진=청와대
게다가 현재까지 정치를 하겠다고 발언한 적이 없는 탓에 그를 뒷받침할 세력이 부족하다는 것도 그에게는 걱정거리다.
‘정치 도전’을 선언함과 동시에 거쳐야 할 다양한 검증 역시 기다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최근까지도 윤 총장에 부인과 장
모의 의혹을 제기한 상태다.
아울러 그가 검사로서 지휘했던 다양한 사건들이 재조명되는 것도 또 다른 악재가 될 수 있다. 한 야권 관계자는 “우리
국민은 검찰을 안 좋아한다. 검찰을 음지의 권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검찰총장 출신으로 곧바로 정치에 나선다
면 리스크가 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윤 총장 지지도의 변화는 야권 정치 지형 개편의 또 다른 신호가 될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새 정치’에 대한 국민의
갈망이 바로 윤석열 현상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바람’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치평론가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원래 야당의 선거는 바람이 중
요하다. 보궐선거 승리를 바탕으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인물이 등장한다면 이른바 바람의 중첩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mobydic@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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