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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굶는 미국인 5000만명…코로나가 드러낸 '선진국의 민낯'

인주백작 2021. 1. 4. 07:00

밥 굶는 미국인 5000만명…코로나가 드러낸 '선진국의 민낯'

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2010.12.31 01:47

 

미국 메사추세츠 주 웨이머스의 한 여성은 올해 여름 둘째 아이를 낳았다. 코로나19는 예상하지 못했다. 남편은 직장을

잃었다. 최근 그는 푸드뱅크(음식 지원 단체)에서 음식 두 상자를 받았다. "정말 정말 어렵다. 푸드뱅크가 없었으면 우리

는 저녁 몇 끼를 굶었을 것이다."

 

/사진=피딩 아메리카(Feeding America) 트위터

 

27일(현지시간) NBC가 전한 내용의 일부다. 인구 3억3000만명 중 2000만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 감염자가

발생한 미국에선 올해 식량 부족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미국 인구통계국이 16일 공개한 조사(11월25~12월7일)에 따르면 성인의 12.5%(2730만명. 무응답 제외 비율)가 "지난 한

주 동안 음식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 내 푸드뱅크 200개가 소속된 '피딩 아메리카'(Feeding America)는 좀 더 부정적이어서 어린이 1700만명 포함 5000

만명 이상이 식량 불안정 문제를 겪을 수 있다고 분석한다. 미국인 6명 중 1명꼴로 이 수치는 지난해보다 50% 늘어난 것

이다.

 

미국의 한 푸드뱅크에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차량들. /사진=NBC방송 뉴스 화면 갈무리

 

이런 상황에서 푸드뱅크를 찾는 미국인은 급증하고 있다. 피딩 아메리카는 "전국적으로 푸드뱅크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60%가량 늘었다"고 미국의소리 방송(VOA)에서 밝혔다. 늘어난 사람들 상당수는 처음으로 이곳을 찾았다. 푸드뱅크에는

몇 시간씩 차례를 기다리는 모습이 종종 연출된다. 아이를 데리고 줄 선 사람들도 있다.

실직이나 업무 축소, 임금 감소, 영업장 폐쇄 등 코로나19 여파가 이런 결과를 만들었다. 저소득층, 유색인종의 푸드뱅크

수요가 특히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아이들 중에는 학교가 문을 닫으며 급식을 받지 못해 식사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뉴욕시에서 돌봄서비스를 하는 60대 여성은 이제 정기적으로 푸드뱅크를 찾는다. 고객이 이번 사태에 다른 곳으로 떠나

며 일거리가 줄었다. 그는 지지통신에 "주 1회밖에 일이 없어서 월세를 내면 남는 게 없다"고 말했다.

/사진=피딩 아메리카(Feeding America) 트위터

 

식량난으로 푸드뱅크를 이용하는 사람이 급증하면서 이 서비스의 지속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보스턴의 한 대형 푸드뱅크는 코로나 사태 이전에 일주일 동안 450여톤의 음식이 나갔지만 지금은 1100여톤으로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미국 식품연구·행동센터의 루이스 가디어 소장은 미국의소리에서 "푸드뱅크가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이 시스템은 이렇게 많은 수요에 맞춰 조직된 것이 아니다"라며 급증한 수요에 얼마나 잘 대응할 수 있을지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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