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7.3%, 외국인 +11.3%
개미 -7.3%, 외국인 +11.3%
홍준기 기자 입력 2021. 04. 02. 03:03
1분기 순매수 '빅10' 추정수익률
“10만원은 쉽게 넘을 줄 알았는데… 주가가 8만원대 초반에서 오르락내리락할 줄 몰랐죠.”
주식 투자자들이 모이는 커뮤니티에서 올 들어 삼성전자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1월 11일 장
중 9만6800원까지 올랐던 주가가 최근에는 8만1000~8만2000원 수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1~3월)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우선주 포함) 주식을 18조6232억원어치 샀다. 이 기간 개인 순매수 금액 1~2위가 삼성전자와 삼성
전자우선주다. 하지만 두 종목을 사들인 개인들의 평균 수익률은 각각 -4.1%와 -4%로 저조했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올 1분기 동학개미들이 주로 산 종목의 수익률은 부진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개
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추정 수익률은 평균 -7.3%다. 추정 수익률은 개인 투자자가 지난 1분기 이 주식들을 순매수한
금액을 순매수한 주식 수량으로 나눠서 구한 ‘평균 가격’을 지난달 31일 종가와 비교해 구한 값이다. 반면 외국인은 웃었
다. 같은 방식으로 구한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평균 수익률은 11.3%였다. 기관 투자자의 수익률은 -3.4%로 개
인 투자자보다 높았다.
◇관성으로 투자한 개인, 발 빠른 외국인
개인 투자자들은 강세장이 끝나고 지수가 횡보하는 상황에서도 기존의 투자 전략을 유지하다가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
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작년 말에서 올해 초처럼 주가가 계속 상승할 때는 삼성전자 같은 ‘대표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
자하는 것이 맞지만, 지수가 횡보할 때는 여러 종목에 분산 투자를 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하지만 개인들은 올해 내내
삼성전자에 몰빵을 했다. 개인들이 1~3월 삼성전자와 삼성전자 우선주를 순매수한 금액은 순매수 3~30위 종목의 전체
순매수액과 비슷한 수준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현대차그룹에서 애플과 협력해 자율주행 전기차를 생산할 수도 있다는 확정되지 않은 ‘소문’에 의존해
투자했다가 손실을 봤다. 순매수 3위 현대모비스(-10.4%), 4위 현대차(-10.8%), 6위 기아차(-2.7%) 등에 투자했다가 손실
을 보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 경기 회복이 예상되는 가운데 철강·건설 등 경기민감주에 대한 투자를 늘리지 않
은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는 코로나 사태 이후 경기 회복과 금리 상승 등에 맞춰 투자 종목을 변경했다. 외국인 순매수 1위인
포스코(7.4%)는 경기민감주에 속한다. 외국인은 금리가 상승하면서 금융주 주가가 오르고, 배당도 많이 받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외국인 순매수 3위 KB금융(13.9%), 5위 신한지주(8.5%), 6위 하나금융지주(10.3%) 등이 모두 플러스 수익
을 냈다.
◇“개인 투자자 조급해할 필요 없어”
증권업계에선 “올해 초 주식 투자를 시작한 투자자들은 처음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면서 실망하거나 겁을 내고 있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조급해지면 안 된다”고 조언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단기
간에 수익을 내려는 마음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할 필요가 있다”며 “자신이 대형주·우량주에 투자를 했다면 다시
주가가 회복되는 시기까지 신중하게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현재 주가에 실망해 낮은 가격에 주식을 팔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을 참고할 필요도 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 팀장은 “당분간 주가가 횡보할 가능성이 있
으니 추가로 주식 투자를 할 때는 좀 더 분산 투자를 해야 한다”며 “익숙하지 않은 기업에 대해서도 공부하고 투자할 필
요가 있다”고 했다. 지금까지 개인 투자자들이 투자한 종목들은 보통 이름값이 있는 ‘대기업’들이었지만, 반면 철강·건설·
유통 등 경기민감주의 경우 업종 안에서도 투자할만한 기업을 찾기 위해서 기업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고 분석하는 노력
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보통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종목은 5종목을 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평소보다는 좀 더 투자 종
목 수를 늘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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